https://haep.club/549143647
Code 98fc
view 830
2024.07.07 19:57
IMG_7111.jpeg

같은게 보고싶다

때는 서기 613년 이마와 스키사의 해...술람덩국에서 살고 있는 해동국 출신 착하고 건실한 청년 양호열은 어느날 마를 팔러 저잣거리로 나갔다가 사람들이 대만공주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듣게 됨. 공주가 그렇게 예쁘고 총명하고 재치있고 삼점쏘기도 잘한다면서? 마지막 삼점쏘기는 대체 뭔지 이해할 수 없는 호열이지만 아무튼 대만공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호열이. 마을을 돌면서 공주에 대한 정보를 더 모아봄. 무석국 출신 대만공주는 몸태가 아름다워서 가히 선녀를 방불케 하고, 공주가 삼점쏘기를 할 때마다 그 자태가 매우 아름다워 무석국의 많은 귀족 청년들을 홀렸다고 함. 

그렇다면 나도 빠질 수 없지. 가진 것이라곤 두 주먹뿐인 청년 호열이었지만 원래 미인은 기백과 패기로 쟁취하는 법. 공주 싸움 잘하나? 왠지 전생의 기억이 올라오려고 하는 호열이었지만 아무래도 공주를 무력으로 빼앗는 건 마을 시정 잡배들이나 하는 짓이겠지. 머리 좋은 호열이는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음. 제 친우 백호군단들과 함께 저잣거리로 나가서 꼬마들에게 마를 조금씩 나누어주며 노래를 부르게 하는거지. "무석국의 대만공주는 남몰래 사귀는 양서방에게 매일밤 안긴다." 정정당당하게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는 호열이. 소문을 좋아하는 북산 마을 사람들은 그 자극적인 노래를 입에서 입으로 전했고 효과는 더할 나위 없이 확실했음. 노래는 삽시간에 대륙 전체로 퍼져나갔고 극대노한 영걸왕은 대만이를 멀리 귀양보내게 됨. 

그렇게 쫓겨난 대만이는 금은보화 조금을 가지고 술람덩국으로 귀양보내져 흘러흘러 호열이가 살고 있는 북산 마을까지 오겠지. 앞으로 어떻게 사나 힝구힝구 울며 터벅터벅 걷던 대만이는 마을 입구에서 호열이를 만나게됨. "어딜가는 거지? 그쪽은 북산 마을이다." 대만이는 흐아앙 울며 자신은 정대만이라고 하는데 나라에서 쫓겨나서 갈곳이 없다고 말함. 정대만...대만? 혹시 대만공주? 자신도 모르게 물은 호열이인데 대만이가 난 공주는 아니고 왕자인데...묭...함. 그랬음. 대만이가 너무 용모가 아름다워서 대만공주로 소문이 났던거고 사실 대만이는 무석국 영걸왕이 애지중지 하는 막내 왕자였음. 

공주가 아니고 왕자였다니...충격을 받은 호열이었지만 이것 또한 하늘이 정해준 배필이겠지 싶었음. 나와 함께 갑시다 하고 손을 뻗어서 대만이를 일으켜 세워주고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호열이. 그렇게 둘의 우당탕탕 초갓집 생활이 시작되는데...왕자 출신이라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살아온 대만이라서 집안일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었음. 그래도 대만이가 방싯 방싯 웃는게 귀여워서 참는 호열이...몇달간 단 둘이서 함께 지내다보니 정도 들어서 곧 합방도 하게 되겠지. 대만이에 대한 소문은 공주라는 것만 제외하면 틀린게 하나도 없었음. 잠자리에서 보니 그 몸태가 매우 아름답고, 선녀강림은 못하지만 어쨌든 용모가 선녀같았음. 매일밤 몸을 섞고 정을 통하다 보니 '무석국의 대만공주는 남몰래 사귀는 양서방에게 매일밤 안긴다' 라는 노래가 진짜가 되겠지. 

그렇게 둘이 알콩달콩 살면서 대만이도 호열이를 서방님 서방님 하며 졸졸 따라다니는데, 어느날 둘이 마를 캐러 산에 갔다가 동굴을 하나 보겠지. 서방님 저 동굴은 무엇이어요? 하고 묻는 대만이에 아 저 동굴에 뭔가 노란게 잔뜩 쌓여 있는데, 쓸모도 없고 해서 외면한지 오래 되었소. 하고 답하는 호열이었음. 호기심에 동굴에 들어가본 대만이는 거기서 산더미처럼 쌓인 금을 보고 놀라서 자빠짐. 호열이는 금은보화를 접한 적이 없다보니 그게 뭔지 몰랐던거지. 대만이가 호열이한테 그게 뭔지 알려주고 둘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좋아함. 결국 그 금을 전부 싣고 다시 무석국으로 돌아감.

아끼던 자식 대만이를 내치고 시름시름 앓던 영걸왕은 대만이를 보고 너무너무 기뻐하며 오열하겠지. 심지어 대만이가 사위를 데려오고 그 사위가 가져온 금이 태산이니 잔치가 따로 없음. 그래, 양서방의 어디가 그리 좋아서 함께 살았더냐? 하고 물어보는 영걸왕. 대만이가 눈을 도록도록 굴리다가 "자지가 실해서...라고 대답해도 되나요 서방님?" 하고 망충하게 대답해서 왕실 터져나가겠지. 바보왕자 대만이를 앞으로도 데리고 살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호열이었지만...그래도 제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아름다운 대만이를 보고 나의 천생연분 배필이라고 느끼는 호열이...

그렇게 둘은 성대하게 혼인을 올리고 막대한 금은보화로 인해 무석국은 강국이 되고 호열이랑 대만이가 나라를 물려받아 잘 살았다고 전해짐 


칠월칠석이라 생각나서 ㅈㅇ

호열대만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