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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1 09:28
ㅈㅇ

매버릭은 아이스 얼굴을 상당히 좋아해. 아니, 정정하자면 솔직히 매버릭은 아이스 얼빠야. 다들 아이스가 매버릭 얼굴에 꾀여서 정신 못차린다고 하지만 그건 매버릭도 마찬가지였어. 오히려 더 심했지. 다만, 둘의 차이점이 있다면 매버릭은 좋아하는 티를 절대 안 낸다는 거였지만.

솔직히 아이스가 매버릭 얼굴에 약한 거보다 매버릭이 훨씬 더 약했지. 절대 티는 안 내고 자기도 스스로 약간 입덕부정처럼 아니라고 믿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깨닫았지. 아이스 얼빠란 걸. 그리고 생각하는 거야. ‘아. 좆됐네.’ 근데 또 한번 받아들이면 순순히 인정하긴 해. 절대 아이스한테 말하지는 않고.

아이스 뿐만이 아니었지, 매버릭은 자기가 아이스 얼굴에 약한 거 인정해도 절대 밖으로 티를 안 냈어. 보통 사람 같으면 ‘네가 예뻐서 다른 사람이 널 마음에 들어할까 봐 질투나.’ 이렇게 말할 텐데 매버릭은 보통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짜증나네.
-왜? 맵. 무슨 일이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러면서 절대 말 안하고 그래서 아이스는 자기 얼굴에 맵이 약할 거라는 짐작도 못하고 있지. 아이스만 그런게 아니라 매버릭 주변 사람도 모르고 다들 몰라, 구스는 좀 눈치채고 있긴 해. 구스가 매버릭 키운 게 몇 년인데.

구스 말고 또 확실하게 매버릭의 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브래들리였어. 브래들리한테 매버릭이 거의 제2의 아빠기도 하고 또 애들은 워낙에 눈치가 빠르니 브래들리는 알았지. 근데 브래들 리가 그렇게 말해도 어른들 아무도 안 믿긴 했어.

아이스가 브래들리 돌봐주다가 누구랑 통화를 하고 오는거지, 그래서 브래들 리가 그냥 ‘누구예요 삼촌?’ 이렇게 물으면서 말하는 거지.

-삼촌 누구랑 통화했어요? 매버릭 삼촌이 엄청 싫어할 텐데!

그런데 브래들 리가 그렇게 말해도 아이스를 비롯한.. 어른들은 거의 전혀 모르고 있다고 봐도 되니까 아이스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거야.

-아가. 피트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심지어 ‘네가 잘 몰라서 그래.’ 이러면서 덧붙이기까지 하는데 브래들리 혼자 아닌뎅... 아닌뎅... 하면서 계속 아니라고 하는데 아무도 안 믿어주겠지...

그렇게 브래들리가 어른이 돼서도 문제였어. 아직도 매버릭은 매버릭이었고, 매버릭은 자기가 아이스의 얼빠고 아이스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하고 집착하는 걸 절대 티를 안냈어. 그래서 다른 사람은 다 모르는거야. 브래들리 빼고.

청소년기에 ‘매버릭 삼촌이 싫어할 텐데.’ 등의 말로 브래들리는 양치기 소년이 된 경험이 너무 많았지. 근데 그건 정말 양치기 소년이 아니었어, 브래들리는 진짜 커가면서 상황을 더욱 잘 파악하고 확신하게 됐지.

그래서 이젠 브래들리는 매버릭 표정만 봐도 아는 거야. ‘아... 좆됐네...’ 이러면서 혼자 안전부절못하는 브래들리...

아이스가 친구랑 만나거나 뭐 외출이라도 하고 온다고 하면 조용히 브래들 리가 자기 선에서 어떻게든 숨겨주려고 하겠지. 아니면 진짜로 큰일나니까. 매버릭은 정말 좋은 삼촌이고 우리 가족이고 구스처럼, 아빠처럼 사랑해.... 하지만, 맵은 매버릭이야.

심지어 어른이 되면 브래들리는 아이스과 맵의 중간에서 필사적으로 쉴드 쳐주고 변명을 해주는 거지. 진짜 매버릭 화나면 무서우니까.

매버릭이 개빡치기 직전에 브래들리는 언제나 필사적이었어. 이십대까지는 브래들리도 사이에 껴서 어떡하디어떡하지어떻가지 이러고만 있었는데 이제는 대위도 달았고.. 요령도 생겼다 이거지. 좀 나이가 들면서 알아서 담담하게 숨겨주거나 수습해주는 거야.

-맵! 근데 아마 슬라이더 삼촌이랑 다 같이 만난 거 아닐까요?! 그때 슬라이더 삼촌 얘기도 분명 나왔거든요.
-슬라이더도?
-네. 아이스 삼촌이 그 사람이랑 단둘이 본게 아니라 슬라이더 삼촌이랑 셋이서 볼라고 했는데 슬라이더 삼촌이 못 나온 거 같아요.
-아 그래? 슬라이더 그놈은 진짜 도움이 안 되네.
-에휴 그러니까요.

이렇게 단둘이 아이스가 어떤 사람이랑 만나는 걸 브래들리는 언제나 수습해줬지... 아이스는 끝까지 눈치 못챘어. 왜냐? 아이스가 아는 매버릭이라면 이런 거 하나하나 신경쓰지도 않고 예민하지도 않았으니까. 브래들리만 알았지.

심지어 아이스는 매버릭이 질투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고 자기가 오히려 질투심이 많아서 내가 옹졸한가? 이렇게 생각하곤 했지.

그래서 아이스가 어디 누구 만날 때 브래들리와 둘의 대화는 이랬어.

-삼촌. 오늘 그 사람 만나는 거 맵은 알아요?
-아니. 맵은 원래 신경 안 쓰니까 말 안했어.

그러면 이제 브래들리는 오싹한 거지. 자기도 모르게 땀 삐질삐질흘리면서 아이스한테 말하는 거지. ‘아니... 아니... 말해요... 지금 미리 말해요...’ 그렇지만 아이스는 요지부동이었어.

매버릭은 단 한번도 티 낸 적이 없었고 심지어 구스 조차도 크게 심각하다고 못 느꼈으니까. 아이스는 모를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아이스는 당연히 매버릭은 질투가 없군. 이렇게 생각해서 의도치 않게 버튼을 눌렀고 이럴 때마다 가끔 매버릭은 말도 안 되게 급발진 하는데 매버릭은 싸울 때조차도 자기가 왜 화났는지 안 알려줬고 그러니까 아이스는 모르는 거야.

아이스 생각 속 매버릭은 ‘담백하고 어쨌든 매버릭 본인을 1순위에 두는 사람’ 이었어. 그런데 그게 아니거든... 매버릭 속 1순위는 사실 아이스고 매버릭은 절대 담백한 사람도 아니었어. 근데 절대 티를 안 내니까 아무도 모르는 거야.

다들 아이스맨이 매버릭한테 잘못 걸렸네, 라는 반응이지만 사실은 반대였어. 매버릭이 아이스한테 잘못 걸린거지. 매버릭은 아이스에 대한 자기 감정을 자각하고 바로 좆됐다. 라고 생각했고 티도 안 내다가 혼자서 매일 급발진 했지. 아이스 주변 사람들에게 혐성 발사하는 건 당연했고 그건 사실 매버릭 다운 행동이라 아무도 몰랐어. 매버릭이 사실 패닉이었다는 걸.

그런데 그런 매버릭 마음도 모르고 아이스는 오히려 매버릭한테 ‘내가 널 너무 구속하나?’ 이렇게 말하는 거지. 매버릭은 구속해주는 게 좋은데 좋다는 말은 절대 안하고 그냥 ‘뭐, 좀 그렇긴 하지.’ 이러는 거고.

둘이 정말로 사귀기 전에 아이스는 가끔 매버릭이 너무 답답해할까 봐 일부러 매버릭 주변에 누구 알짱거린다는 소식을 듣고도 모른 척하는데, 매버릭은 그럴 때마다 ‘너 이제 날 사랑 안하는 거야?’ 이러면서 급발진 하는거지. ‘내가 이제 질렸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고.

아이스는 아이스 나름대로 매버릭을 너무너무 많이 사랑해서 매버릭이 오픈 릴레이션쉽을 한다고 해도 이해해줄 수 있었어. 물론 상처받지만 맵이 그렇다고 하면 이해해줄 남자였지. 그래서 만약 맵이 오픈이라고 생각하면 맵이 어쩌다 아이스 좋아하는 걸 혼자 부정하면서 사귀는 상태에서 바람피려고 해도 이해해줬어.

어쩔 수 없이 이해해주는 게 아니라 정말로 흔쾌히 이해해주는 거야. 매버릭이 그렇다면 이해해줄 수 있었지. 반면, 매버릭은 아이스가 ‘그래 그렇게 해.’ 라고 말하는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죽을 것 같았어.

-나랑 헤어지지만 않는다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는데 매버릭은 자기 분에 못이겨서 정말 다른 사람 사귀는 척 하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 화도 났지. 망상도 엄청 했어.

아이스는 이제 자기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 괜찮다는 건가? 이 자식 날 사랑하긴 하는 거야? 아니, 날 사랑하긴 해. 사랑하긴 하는데... 뭐야, 그럼, 사랑하긴 하는데 독점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진 않는다는 건가?

이런 식으로 망상이 끝도 없이 이어졌지.

그래서 아이스가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이랑 사귄다는 상상도 잠깐 해봤는데 너무 화가나는거야. 그래서 그제야 자기가 아이스를 너무 사랑한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매버릭은 그냥 아이스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신경 쓰는 거 자체가 싫었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싫었지. 나만 사랑해하거든.

그리고 아이스가 매버릭한테 헌신적인 만큼, 그게 조금이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면 진짜 불안해졌지. 원래 아이스가 해주던 게 크다보니까 조금이라도 아이스가 신경을 못쓰면 바로 ‘딴 사람 생겼나?’ 하고 주변에 파고 다니기 시작하는 거지.

그리고 그런 매버릭을 바라보는 브래들리가 있었지... 매버릭도 구스한테 모든 걸 낱낱이 얘기하진 않았고 구스도 당연히 매버릭이 아이스한테 집착하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로 심각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근데 브래들리는 완전 어렸을 때부터 계속 매버릭을 봤으니까 매버릭을 완전 파악한 거야. 친구인 구스보다 더.

브래들리도 처음에는 매버릭이 이렇게 말은 안하지만 개빡쳐서 부들부들거리고 있을 때 그냥 가볍게 말했어.

-아니에요. 맵. 아이스 삼촌이 맵만 사랑하잖아요!

좀 안일하게 생각해서 맵이 질투가 좀 있긴 하지, 이러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점점 갈수록 이게 다순한 질투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

이제는 매버릭 얼굴만 봐도 ‘아... 시발 좆됐네... 어쩌냐.’ 하는 거지. 매버릭의 문제는 절대 자기 화난걸 말 안하고 회피하고 갑자기 잠수타고 그냥 갑자기 집 나가버리고 이런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했어.

나중에 브래들리 매버릭이 궁금해 미칠 것 같은 아이스 핸드폰 내용도 알아서 아이스한테 핸드폰 빌려서 내용 캡쳐해서 보여주는 거지. 당연히 핸드폰에 수상한 점은 하나도 없었지만, 매버릭은 절대 티 내고 싶지 않으니까 보여달라고 안 했고 점점 부글부글 대는 그 얼굴을 브래들리는 알았거든...

매버릭이 본 메시지 미리 보기는 이런 내용이었어.

[00소장: 톰 오늘 만나서 좋았...(더보기)]

이거만 보고 매버릭은 이제 망상 한 5백번 돌리고 별 상상 다 했고, 하루종일 혼자 그 뒤 내용이 뭔지만 생각했어. 그걸 브래들리는 아니까 바로 아이스 삼촌 핸드폰 좀 보여주세요 이러면서 빌려서 그 평범하기 짝이없는, 아무 문제 없는 내용 다 찍어서 조용히 매버릭한테 주는 거지.

[00소장: 톰 오늘 만나서 좋았네. 다름이 아니라 오늘 업무 보고서 혹시 복사해줄 수 있나? 내가 회의실에 놓고 왔네. 미안하네.

그 메시지를 다 보고 나서야 매버릭은 ‘나는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걸 왜 보여줘?’ 라고 말했지만, 브래들리는 매버릭이 상당히 만족했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한동안 평화가 찾아왔지.

매버릭은 이미 그 메시지 내용을 혼자 상상해서 [오늘 너무 좋았네. 다음에도 자네 남편 항모 가고 나면 만나고 싶네. 그 00호텔에서 보지.] 까지 상상했었으니까. 사실 매버릭이 그 메시지를 본 날 아이스한테 물어서 그날 일정 체크까지 했었거든.

-오늘 뭐 약속 있어?
-아니, 없는 거 같은데? 왜? 오늘 케이크 먹으러 갈까?

아이스는 매버릭한테 이렇게 다정하게 말했지만, 매버릭은 속으로 ‘나한테 숨긴 이거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혼자 온갖 상상을 다했고 그 메시지를 보기 전에는 절대 이 오해를 풀 수 없었지. 아이스가 약속 없다고 한 말도 거짓말 같고 뭘 숨기는 것 같았어.

매버릭은 브래들리한테 정기적으로 이랬지.

-아이스가 이상해
-왜요..? 아이스 삼촌이 왜요...?
-이상해. 이상해... 아이스 같지 않아.

이 순간 브래들르는 진짜 뭐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느끼고 다급하게 말하겠지.

-왜요...? 그러니까 어떻게요?

그러면 매버릭은 진짜 빡치다 못해 좆되기 일보 직전인 표정을 하면서 말할 거야.

-다른 사람이 생긴 거 같아.

그리고 이런 일은 정말 주기적으로 있었는데, 막 2-3년에 한번씩 이러는 거지. 브래들리는 이게 너무너무 무서웠어...

그런데 저런 은근한 시점에 늘 약간 아이스가 혼자서 생각을 하는거지 ‘내가 매버릭을 너무 답답하게 하나? 매버릭이라면 못 견디겠지...’ 이러면서 약간 매버릭이 무슨 일을 하든지 아이스 딴에는 신경 쓰고 싶은데 억지로 추궁하지 않는데 그럼 매버릭은 저지랄 나는 거지.

차라리 아이스의 매버릭에 비하면 얕고 정상적인 집착이 매버릭에게 보여져야 둘이 딱 맞고 평화로운 날들이 지속되는 거야. 매버릭은 아이스가 집착 안하는 순간 미쳐버려.

아이스가 청소년 브래들리한테 이렇게 말하면 브래들리는 바로 머리 붙잡을 수밖에 없었어. 브래들리도 그때는 요령이 없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

-브래들리, 너도 알다시피 맵은 워낙 자유로운 영혼이니까… 내가 이런걸 궁금해한다는 걸 알면 날 떠날지도 몰라 그래서 물어보지 않으려고.

이 말 나오는 순간 브래들리는 바로 말하는 거야. 하지만 아이스는 아이스대로 목석 같았어. 왜냐면, 아이스는 자기가 구속하려고 했을 때 바로 매버릭이 바람피려고 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아이스삼촌 제발! 물어봐줘요! 맵 삼촌이 그 사람이랑 있는거 싫다는 티 내줘요!
-아니야. 브래들리.

이러면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하는 아이스한테 어린 브래들리는 할 말이 없었지. 아이스는 결국 매버릭한테 물어보지 않았고 브래들리 예상대로 매버릭은 지랄이 났어.

그런데 이제 어른이 된 매버릭이 요령이 엄청 생겨서 좀 잘 처리하는 거지. 알아서 중간에서 수상한 큐피트도 하고 아이스가 청소년 때 했던 비슷한 고민을 털어 놓으면 ‘음... 그렇군요..’ 이렇게 반응만 하고 바로 매버릭한테 갔어. 그리고 바로 얘기하는 거지.

-삼촌 담주에 00대위랑 저녁먹기로 한 거 있잖아요.
-응 왜?
-그거 아이스 삼촌이 싫대요, 신경 쓰인다네요.

이렇게 말하면 매버릭은 바로 ‘뭐? 어이없다. 너한테 그렇게 전하라고 한거야? 참나.’ 이러면서 속으로 너무 좋아서 그냥 바로 약속 취소하겠지...

늘 비슷했어 매버릭은 아닌 척하면서 진짜 어이없다는 것처럼 말하는데 브래들리 눈에는 매버릭의 기쁨이 보였어. 정말... 다행이었지. 아니면 또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까.



조카 브래들리
매브아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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