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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3 11:46
*해군/군대 알못
다시 탑건에 불러와서 임무를 마치고 미션도 성공적으로 끝났겠다, 영건들 모두 하드덱에 모여서 처음보다는 풀어진 분위기로 술도 마시고 뒤풀이를 하는데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군복 입은 사람들의 화제는 모두 여자에게 쏠렸다.
"이게 누구야! 우리 허니비 아니야!"
"그래, 네 얼굴 안 보여서 이상하다 했어!"
헤일로는 맥주잔을 들고 큰 소리로 여자를 맞이했고 피닉스는 두 팔 벌려 뛰어가 여자를 와락 안았다. 여자는 뒤로 보이는 루스터한테도 씨익 웃으며 인사를 대신하고는 피닉스의 어깨를 팡팡 치면서 호탕하게 말했다.
"이제라도 기억해줘서 고맙네, 나타샤."
"감히 누가 픽서를 잊겠어. 얼른 들어와."
같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사뭇 분위기가 다른 허니비의 콜사인은 픽서였다. 익숙한듯 피닉스의 손에 이끌려 바에 앉은 픽서는 페니와도 인사하고는 맥주 한 병을 받아 익숙하게 목을 축였다.
"꿀벌이 오셨나보네?"
"응, 행맨 너는 여전히 재수가 없고."
"그래도 허니 비가 왔으면 알텐데?"
허, 하고 한 번 혀를 차고는 허니 비가 행맨을 노려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 스텔스 하나 잡았다며."
"그것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그래, 애초에 매버릭이랑 루스터가 F-14를 타고 온 게 더 판타지긴 하지만 말이야."
허니는 행맨의 눈도 마주치지 않고서 말했다. 허니가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걸 금방 알아챈 행맨은 허니의 시선을 따라가 누구를 향하는지 보고서 먹이감을 찾았다는 듯 허니를 공격했다.
"아하, 여기 온 이유가 저쪽에 있었던 거고."
"알면 이제 그만 좀 가지?"
"천하의 픽서가 프리츠한테 관심이 있는 건 굉장히 재미있는데."
"재미없어."
"아니, 너무 재밌지."
미동도 하지 않는 허니를 보며 행맨은 특유의 재수없는 말투로 비아냥거렸다.
"프리츠랑 픽서라니, 누가 고장나고 누가 고치는지 모르겠네? 하, 난 너무 재밌어서 저기로 가봐야겠어."
알릴테면 알려라, 하는 뜻으로 손을 훠이 흔들자 행맨은 입꼬리가 귀에 걸린 채로 프리츠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쟤가 안다고 올 인간이냐. 허니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허니는 자신이 맥주를 마시는 건지, 맥주가 자기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건지 잘 모를정도로 가만히 앉아 맥주만 들이켰다. 중간중간 루스터나 피닉스나 헤일로 같은 친구들과 떠들고 웃고 노래하긴 했지만 영 집중하지 못했다. 허니비도 일을 마치고 온 터라 피곤했던 탓도 있지만 역시.
저쪽에서 아무렇지 않게 앉아 틱틱대는 말투로 대화에 한마디씩 얻고 있을 것이 분명한 프리츠가 더 분명한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허니는 자신이 취했다는 사실도 잘 모를 때 즈음 피닉스가 옆에 앉아 허니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얘기하기 시작했다.
"우리 픽서가 왔었단 걸 미리 알았으면! 내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왜 연락 안했어!"
"파일럿이 애널리스트로 온 게 자랑이라고 연락을 해? 나 비행 못 한다고 소문 날 일 있는 것도 아니고."
"아냐아냐, 이런 위험한 미션에 픽서같은 인재를 넣는 건 너무 낭비지. 우리 픽서가 비행 끝내주게 잘하는 건 다 알지만 말이야."
"허이구, 피닉스 취했네."
언제 왔는지 루스터도 낄낄 웃으면서 말했다.
"피닉스 말이 맞지, 목숨 던지는 미션에 픽서 투입하는 건 너무 도박이지."
"그럼! 그건 미국 국방부에 너무 큰 손실이라고!"
둘이 짝짝꿍 참 잘 맞네. 허니는 취해서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루스터와 피닉스 말에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픽서라는 콜사인은 남들과 달리 조롱의 의미에서 오지 않았다. 원래는 허니비라는 이름에서 따온 호넷이 콜사인으로 굳혀질 뻔 했지만, 훈련이고 미션이고 죄다 어떻게든 동료를 살려내고 성공시켜내는 바람에 픽서라는 콜사인이 붙었다. 이상하리만큼 허니비가 들어가면 허니가 의도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미션은 완료되었다.
처음에는 허니의 상관이 이 이상한 현상이 비행 기록 분석을 잘해서 일어난다고 생각해 허니에게 애널리스트 작업을 주기 시작했었다. 허니의 재능은 사실 직감에 더 가까운 것이었으나 생각외로 분석 작업에 재능을 보였고 허니는 비행과 더불어 비행 기록 작업에도 투입되었다.
이상하게도 허니가 서류 작업에만 투입되어도 아무리 어려운 미션이어도 거의 모두 성공했다. 허니의 상관은 당연히 이런 사실들을 계속 상부에 올렸고, 허니는 중위라는 직급으로 매일 쌓여가는 일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죽을 확률이 매우 높거나 죽는 것이 확실한 미션에 픽서가 투입되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하자, 위에서는 진지하게 허니에게 빠른 진급을 약속하며 서류작업에 집중할 것을 원했다. 허니 역시도 탑건까지 수료한 조종사로서 비행을 포기할 수 없어 자리를 거절했지만 오늘같은 날이 계속 생기고는 했다. 픽서라는 보장된 부적을 상부에서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으니 허니비가 제대하지 않는 이상 비행은 비행 자격 유지만 가능한 선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아, 비행하고 싶다.
허니는 씁쓸함과 함께 맥주를 삼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어지럽다. 그제서야 취기가 올라오는지 허니는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그때 갑자기 눈앞에 핸드폰이 보였다. 허니가 고개를 들자 프리츠가 언제나 같은 얼굴로 허니비의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왜, 여기있는 사람들한테 다 한 턱 쏠 일 있냐?"
허니가 그때서야 자기가 바에 앉아있고 핸드폰을 바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알았지만 술에 취해서 제대로 대꾸할 힘은 없었다.
"남이사..."
"돈이 남아돌아?"
"맨날 기체 뽀개먹는 너보다는 몇푼 더 있을걸..."
허니는 프리츠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와 자기 무릎 위에 올려놓고는 눈을 감고 힘 없이 대답했다. 프리츠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너 숙소로 가는거지, 나와."
"싫어, 피닉스랑 갈거야."
"네 친구 닭이랑 나가고 없다. 나와."
허니는 졸린 눈에 힘을 주고 하드덱을 훑었지만 프리츠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피닉스는 보이지 않았다. 허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멀지도 않고, 혼자 가면 돼."
"나오라고."
여전히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말하는 프리츠에 허니는 미적거리며 일어났다. 프리츠가 먼저 나가자 말했지만 프리츠가 허니보다 몇 걸음 앞서서 걸었고 뒤돌아보지 않았다.
밤바다는 차가웠고 바람은 계속 허니의 볼을 할퀴었지만 졸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리의 힘이 풀려 풀썩 앞으로 넘어져도 한번 감기기 시작한 눈은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다.
뒤에서 넘어지는 소리가 나자 프리츠는 뒤돌아 허니 앞에 섰다. 졸음이 쏟아져 눈을 감고 으- 하는 허니의 목소리에 프리츠는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이 익숙하게 허니를 업고 다시 아무말 없이 걷기 시작했다. 허니는 자기 몸이 들리는 감각에 살짝 눈을 떴고 익숙한 등에 업혀있다는 걸 알고서는 무언가를 중얼거리고는 잠들었다.
"끝났잖아, 우리. 왜 그래."
프리츠
프리츠너붕붕
자신토
다시 탑건에 불러와서 임무를 마치고 미션도 성공적으로 끝났겠다, 영건들 모두 하드덱에 모여서 처음보다는 풀어진 분위기로 술도 마시고 뒤풀이를 하는데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군복 입은 사람들의 화제는 모두 여자에게 쏠렸다.
"이게 누구야! 우리 허니비 아니야!"
"그래, 네 얼굴 안 보여서 이상하다 했어!"
헤일로는 맥주잔을 들고 큰 소리로 여자를 맞이했고 피닉스는 두 팔 벌려 뛰어가 여자를 와락 안았다. 여자는 뒤로 보이는 루스터한테도 씨익 웃으며 인사를 대신하고는 피닉스의 어깨를 팡팡 치면서 호탕하게 말했다.
"이제라도 기억해줘서 고맙네, 나타샤."
"감히 누가 픽서를 잊겠어. 얼른 들어와."
같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사뭇 분위기가 다른 허니비의 콜사인은 픽서였다. 익숙한듯 피닉스의 손에 이끌려 바에 앉은 픽서는 페니와도 인사하고는 맥주 한 병을 받아 익숙하게 목을 축였다.
"꿀벌이 오셨나보네?"
"응, 행맨 너는 여전히 재수가 없고."
"그래도 허니 비가 왔으면 알텐데?"
허, 하고 한 번 혀를 차고는 허니 비가 행맨을 노려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 스텔스 하나 잡았다며."
"그것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그래, 애초에 매버릭이랑 루스터가 F-14를 타고 온 게 더 판타지긴 하지만 말이야."
허니는 행맨의 눈도 마주치지 않고서 말했다. 허니가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걸 금방 알아챈 행맨은 허니의 시선을 따라가 누구를 향하는지 보고서 먹이감을 찾았다는 듯 허니를 공격했다.
"아하, 여기 온 이유가 저쪽에 있었던 거고."
"알면 이제 그만 좀 가지?"
"천하의 픽서가 프리츠한테 관심이 있는 건 굉장히 재미있는데."
"재미없어."
"아니, 너무 재밌지."
미동도 하지 않는 허니를 보며 행맨은 특유의 재수없는 말투로 비아냥거렸다.
"프리츠랑 픽서라니, 누가 고장나고 누가 고치는지 모르겠네? 하, 난 너무 재밌어서 저기로 가봐야겠어."
알릴테면 알려라, 하는 뜻으로 손을 훠이 흔들자 행맨은 입꼬리가 귀에 걸린 채로 프리츠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쟤가 안다고 올 인간이냐. 허니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허니는 자신이 맥주를 마시는 건지, 맥주가 자기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건지 잘 모를정도로 가만히 앉아 맥주만 들이켰다. 중간중간 루스터나 피닉스나 헤일로 같은 친구들과 떠들고 웃고 노래하긴 했지만 영 집중하지 못했다. 허니비도 일을 마치고 온 터라 피곤했던 탓도 있지만 역시.
저쪽에서 아무렇지 않게 앉아 틱틱대는 말투로 대화에 한마디씩 얻고 있을 것이 분명한 프리츠가 더 분명한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허니는 자신이 취했다는 사실도 잘 모를 때 즈음 피닉스가 옆에 앉아 허니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얘기하기 시작했다.
"우리 픽서가 왔었단 걸 미리 알았으면! 내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왜 연락 안했어!"
"파일럿이 애널리스트로 온 게 자랑이라고 연락을 해? 나 비행 못 한다고 소문 날 일 있는 것도 아니고."
"아냐아냐, 이런 위험한 미션에 픽서같은 인재를 넣는 건 너무 낭비지. 우리 픽서가 비행 끝내주게 잘하는 건 다 알지만 말이야."
"허이구, 피닉스 취했네."
언제 왔는지 루스터도 낄낄 웃으면서 말했다.
"피닉스 말이 맞지, 목숨 던지는 미션에 픽서 투입하는 건 너무 도박이지."
"그럼! 그건 미국 국방부에 너무 큰 손실이라고!"
둘이 짝짝꿍 참 잘 맞네. 허니는 취해서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루스터와 피닉스 말에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픽서라는 콜사인은 남들과 달리 조롱의 의미에서 오지 않았다. 원래는 허니비라는 이름에서 따온 호넷이 콜사인으로 굳혀질 뻔 했지만, 훈련이고 미션이고 죄다 어떻게든 동료를 살려내고 성공시켜내는 바람에 픽서라는 콜사인이 붙었다. 이상하리만큼 허니비가 들어가면 허니가 의도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미션은 완료되었다.
처음에는 허니의 상관이 이 이상한 현상이 비행 기록 분석을 잘해서 일어난다고 생각해 허니에게 애널리스트 작업을 주기 시작했었다. 허니의 재능은 사실 직감에 더 가까운 것이었으나 생각외로 분석 작업에 재능을 보였고 허니는 비행과 더불어 비행 기록 작업에도 투입되었다.
이상하게도 허니가 서류 작업에만 투입되어도 아무리 어려운 미션이어도 거의 모두 성공했다. 허니의 상관은 당연히 이런 사실들을 계속 상부에 올렸고, 허니는 중위라는 직급으로 매일 쌓여가는 일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죽을 확률이 매우 높거나 죽는 것이 확실한 미션에 픽서가 투입되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하자, 위에서는 진지하게 허니에게 빠른 진급을 약속하며 서류작업에 집중할 것을 원했다. 허니 역시도 탑건까지 수료한 조종사로서 비행을 포기할 수 없어 자리를 거절했지만 오늘같은 날이 계속 생기고는 했다. 픽서라는 보장된 부적을 상부에서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으니 허니비가 제대하지 않는 이상 비행은 비행 자격 유지만 가능한 선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아, 비행하고 싶다.
허니는 씁쓸함과 함께 맥주를 삼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어지럽다. 그제서야 취기가 올라오는지 허니는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그때 갑자기 눈앞에 핸드폰이 보였다. 허니가 고개를 들자 프리츠가 언제나 같은 얼굴로 허니비의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왜, 여기있는 사람들한테 다 한 턱 쏠 일 있냐?"
허니가 그때서야 자기가 바에 앉아있고 핸드폰을 바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알았지만 술에 취해서 제대로 대꾸할 힘은 없었다.
"남이사..."
"돈이 남아돌아?"
"맨날 기체 뽀개먹는 너보다는 몇푼 더 있을걸..."
허니는 프리츠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와 자기 무릎 위에 올려놓고는 눈을 감고 힘 없이 대답했다. 프리츠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너 숙소로 가는거지, 나와."
"싫어, 피닉스랑 갈거야."
"네 친구 닭이랑 나가고 없다. 나와."
허니는 졸린 눈에 힘을 주고 하드덱을 훑었지만 프리츠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피닉스는 보이지 않았다. 허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멀지도 않고, 혼자 가면 돼."
"나오라고."
여전히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말하는 프리츠에 허니는 미적거리며 일어났다. 프리츠가 먼저 나가자 말했지만 프리츠가 허니보다 몇 걸음 앞서서 걸었고 뒤돌아보지 않았다.
밤바다는 차가웠고 바람은 계속 허니의 볼을 할퀴었지만 졸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리의 힘이 풀려 풀썩 앞으로 넘어져도 한번 감기기 시작한 눈은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다.
뒤에서 넘어지는 소리가 나자 프리츠는 뒤돌아 허니 앞에 섰다. 졸음이 쏟아져 눈을 감고 으- 하는 허니의 목소리에 프리츠는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이 익숙하게 허니를 업고 다시 아무말 없이 걷기 시작했다. 허니는 자기 몸이 들리는 감각에 살짝 눈을 떴고 익숙한 등에 업혀있다는 걸 알고서는 무언가를 중얼거리고는 잠들었다.
"끝났잖아, 우리. 왜 그래."
프리츠
프리츠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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