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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4:38


본햎에 없으니 수정 재업함.
보급형이니 마음대로 먹어라
내가 생각한 건 중년텀이긴 한데 상관 없음.
혹시 중년텀으로 먹은 사람은 뭘로 먹었는지 알려주면 좋을거 같음 나도 먹게....ㅋㅋ
요즘 덷풀3에 맨중맨 울버린 보고 시밤 이거지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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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으로 신뢰 못 받는 전향 빌런 텀 보고싶다



그날도 묵묵하게 할 일을 했어
. 할 일은 언제나 많았지. 언제나 밀려오는 특근, 야근, 매일매일 쌓여가는 과한 일감들. 피곤하다고 생각하면서 텀은 허리를 돌렸지. 으득으득 소리가 나자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다시 사라졌어. 빤하게 쳐다보는 눈빛은 동료의 과로를 안쓰러워하는 종류의 것은 절대 아니었지. 그래. 뭔가를 찾아내려고 하는, 혹은 미심쩍어하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그렇지만 그게 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 텀은 문득, 그래. 문득. 어쩌면 그냥 단순히 지친 와중에 소일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단순한 손장난으로서의 문득. 손목에 달린 사슬을 가볍게 흔들어 보았지. 사슬은 차가운 빛과 차가운 소리를 흘렸어. 챙강챙강 챙그랑. 매서운 눈빛이 다시 한번 쏠렸지만 텀은 사람들을 힐끗 바라본 후 손목을 이리저리 꺾었어. 손목이 저려 스트레칭이 필요한 것 역시 사실이었으니까.

 

텀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쳐다보는 지 알아. 아주 잘 알지. 텀은 예전에는 빌런이었지. 지금은? 아니었어. 적어도 텀의 기준에서는. 그도 그럴게 텀은 이미 전향했는걸. 여기서 믿어주는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었지만. 아무도 텀의 전향을 믿어주지 않았어. 언제라도 텀이 거짓 전향을 기다리는 것처럼 행동했지. 텀은 믿음 받지도 못했지. 그러지 않았다면 이딴 걸 채워 놓지도 않았을 테지. 서류 작업을 하기에 크게 모자란 것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뻗기에는 부족한 사슬들이 그의 위치를 잘 알려주고 있었거든.

 

어차피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믿으려는 사람이 없는 진실이 과연 중요할까?). 텀이 전향이 텀의 진심이냐 아니냐. 놀랍게도 그건 진심이었어. 어느 한번도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지. 텀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이었어. 그럼 빌런 시기의 텀이 진심이 아니었나? 아니, 그것도 아니야. 그때도 진심이었지. 텀은 언제나 진심으로 움직이는 사내였으니. 다만 그 진심이 바뀌었을 뿐이야. . 탑 때문이었어. 탑이- 끊임없이, 끊임없이 속삭였던 그 진실들이 텀의 마음을 바꾸어놓았지. , . 텀은 혀로 입술을 축이고 탑, 하고 조용히 입모양을 만들어 보았어. 차가운 챙강 소리에 조금, 식었던 마음이 따듯해졌지. 탑이 그를 바꾸었어. 텀은 탑에게 감화되었고, 진심으로 선한 것을 믿게 되었지. 그러므로 텀은, 진심으로, 악을 버렸어. 겨우 한줄에 세 번이나 들어간 쉼표가 그걸 증명했지. 그래도 믿는 자가 없지. 그게 문제였어.

 

왜일까? 왜 믿어주지 않을까? 텀은 그저 묵묵히 일하다 보면 믿음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 그냥 그러려니 했지. 어찌 되었든 일은 맡겨 주었으니까. 그게 일복이 터져나가는 히어로 연합의 일손부족 때문일지라도 어쨌든. 텀은 심지어 제 힘을 거의 쓰지도 못했어. 자신의 힘-그 넘치고 터져나가는 힘을 억지로 잠재우는 약물치료도 얌전히 받았지. 애초에 병이 없는데 약물치료라는 말도 우스웠지만(그리고 실상이란 그저 독약을 처넣을 따름이지만) 어찌되었든 텀은 얌전했지. 아니 뭐 어쩌겠어. 애들이 나를 무서워 한다잖아. 한때 무적이라고도 불리던 텀이었지만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약물에는 버틸 수가 없는 노릇이었어. 텀은 점점 약해졌지. 평균적인 히어로보다는야 강했지만 그거야 태생부터 급이 달랐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 그런 여유도 이제 끝을 고하고 있었지. 현장 임무라고는 무너진 도시에서 돌덩이 치우기 따위밖에 맡기지 않아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텀은 느끼고 있었어. 힘이 사라져 가. 약해져 가. 그렇게 되면 자신을 과연 살려 놓을까? ‘선한 자들? 이런 가벼운 돌덩이조차도 들 힘이 사라지면?

 

, . 나의 선의 지도자. 그가 있더라면, 나의 선함을 증명해 줄 수도 있을 텐데.

 

그게 참 안타까운 일이었지. 텀에게는 말야. 그렇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 탑은 텀에게 당한 후유증으로 가사상태에 빠진 지 오래로 곧 십년을 바라보고 있었거든. 텀 역시 마찬가지. 텀이 히어로가 된지-그러니까 텀의 입장에서는-십년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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