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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22:32
둘이 안토니오가 가이드로 발현되면서 만나게 됐으면 좋겠다... 센터에서 사람들이 찾아오자마자 안토니오의 주정뱅이 아비는 고작 몇 푼 안 되는 돈에 옳다구나 하고 안토니오의 신병을 넘겼겠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잘 모르겠는데 아버지는 자신을 낯선 사람들에게 팔아치우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안토니오에게 센터 사람은 걱정할 것 없다며 이제까지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된 거라 말할 거야. 하지만 그 말은 안토니오의 불안을 조금도 잠재우지 못했어.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은 의심해봐야 해. 안토니오가 살았던 그 빈민가에서 매일 마주치는 어른들은 누구도 안토니오에게 친절하지 않았고 저렇게 웃는 얼굴 뒤에는 반드시 제게 무언가 바라는 게 있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세상엔 이유없는 친절도 없고, 공짜도 없어. 센터로 가는 넓고 좋은 차 안에서 안토니오는 조금도 편하게 있지 못하고 잔뜩 몸을 구긴 채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겠지.
한편 러스티는 매칭 가이드를 찾았다는 그 소식을 듣고도 수련실에 처박혀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한 손가락으로 팔굽혀 펴기나 하고 있을 거야. 이백구십구... 조용히 읊조리는 그의 젖은 머리칼 끝에서 땀방울이 또옥 또옥 떨어졌어. 그 때 문이 쾅 열리고 그의 동료인 에임즈 하사가 도착했대!!! 하고 소리쳤어. 그럼에도 아랑곳않고 러스티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차분하게 삼백을 마저 채우겠지.
"야, 이 미친새끼야! 너는 지금 니 매칭가이드를 찾았다는데 그딴 팔굽혀펴기나 하고 있을 때냐?! 십 몇년만에 찾은 매칭이잖아!!!"
"시끄러, 머리 울리니까 조용히 해."
고집스럽게 삼백을 채우고서야 바로 일어서서 얼굴의 땀을 닦는 러스티의 말투에선 기대감이란 없이 고요한 짜증만이 느껴졌어. '그' 러스티 퍼민의 매칭 가이드가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온 센터가 떠들썩한데 정작 그 당사자는 별 관심도 없어 보였지. 뿐만 아니라 별 것도 아닌 일로 유난이라는 듯한 약간의 피곤함마저 내비쳤어. 무려 센티넬로 발현해 군에 입대한 지 십수년 만에 찾아낸 매칭가이드인데도 말이야. 왜냐하면 러스티는 이미 너무 지쳐 있었거든. 한때는 운명의 상대라는 그 짝을 어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한 적도 있었어. 너무도 고통스러웠으니까. 어서 빨리 이 고통을 잠재워주기를,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은 이 느낌을 제발 어떻게든 해주기를 바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러스티가 입대할 즈음에 같이 들어온 동료들이 하나둘씩 제 짝을 찾아 안식을 얻을 때 러스티는 여전히 늘 혼자였어. 별 소용도 없는 인공 가이딩 약물이나 더 심한 갈증만 일으키는 싸구려 공공가이드의 가이딩만으로 버티는 게 일상이었지. 그것들은 간신히 폭주를 막아내는 게 다였어. 하루하루 그냥 죽어버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삶을 살면서 러스티는 점점 감정표현이 줄어들었고 언젠가부터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아. 제게 주어지지 않을 안식을 바라는 것도, 벗어날 길 없는 이 끔찍한 곳에서 자유를 바라는 것도 말야. 어떻게 되든 아무래도 상관없었어. 감정 없는 살인기계로 불리며 죽도록 이용만 당하다가 끝내는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대도. 어차피 그 끝은 제 짝을 찾지 못한 반편이 센티넬의 폭주일 테니까. 미래에 대한 설렘보다는 위태로운 하루의 끝이 자신의 죽음이기를 바라는 이의 행보는 자연히 위험해질 수 밖에 없었지. 그러나 아무리 죽이고 또 죽여도 러스티는 죽을 수 없었어. 마치 죄인에게 내리는 하늘의 형벌처럼 살아남았지. 온통 피로 물든 땅에서 다른 모든 생명체가 증발했어도 러스티만은 살아남았어. 그렇게 센터로 돌아오고, 또 그의 반복. 그쯤 되니 현재의 러스티는 매칭가이드라고 뭐가 다를까 생각하게 되었지. 아무리 담당가이드를 바꾸고 또 바꿔도 다 똑같았는데 매칭이라고 크게 다를까 싶었어. 이미 짝을 찾은 동료들이 절절하게 제 가이드에게 목 매는 것을 보면서도, 그들이 세상을 다 얻은 듯이 행복하게 웃는 것을 보면서도 말이야. 그저 남의 일이라고 치부했지. 그러니 이제와서 매칭가이드를 찾았대도 크게 달라질 건 없었어. 오히려 제 영원한 안식을 방해하는 요소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었지. 분명 그랬어. 면담실에 들어가서 안토니오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군인센티넬x미자가이드 존맛 아니냐..
종채
+엥 가이드를 센티넬이라 쓴 부분 있어서 수정함
한편 러스티는 매칭 가이드를 찾았다는 그 소식을 듣고도 수련실에 처박혀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한 손가락으로 팔굽혀 펴기나 하고 있을 거야. 이백구십구... 조용히 읊조리는 그의 젖은 머리칼 끝에서 땀방울이 또옥 또옥 떨어졌어. 그 때 문이 쾅 열리고 그의 동료인 에임즈 하사가 도착했대!!! 하고 소리쳤어. 그럼에도 아랑곳않고 러스티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차분하게 삼백을 마저 채우겠지.
"야, 이 미친새끼야! 너는 지금 니 매칭가이드를 찾았다는데 그딴 팔굽혀펴기나 하고 있을 때냐?! 십 몇년만에 찾은 매칭이잖아!!!"
"시끄러, 머리 울리니까 조용히 해."
고집스럽게 삼백을 채우고서야 바로 일어서서 얼굴의 땀을 닦는 러스티의 말투에선 기대감이란 없이 고요한 짜증만이 느껴졌어. '그' 러스티 퍼민의 매칭 가이드가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온 센터가 떠들썩한데 정작 그 당사자는 별 관심도 없어 보였지. 뿐만 아니라 별 것도 아닌 일로 유난이라는 듯한 약간의 피곤함마저 내비쳤어. 무려 센티넬로 발현해 군에 입대한 지 십수년 만에 찾아낸 매칭가이드인데도 말이야. 왜냐하면 러스티는 이미 너무 지쳐 있었거든. 한때는 운명의 상대라는 그 짝을 어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한 적도 있었어. 너무도 고통스러웠으니까. 어서 빨리 이 고통을 잠재워주기를,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은 이 느낌을 제발 어떻게든 해주기를 바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러스티가 입대할 즈음에 같이 들어온 동료들이 하나둘씩 제 짝을 찾아 안식을 얻을 때 러스티는 여전히 늘 혼자였어. 별 소용도 없는 인공 가이딩 약물이나 더 심한 갈증만 일으키는 싸구려 공공가이드의 가이딩만으로 버티는 게 일상이었지. 그것들은 간신히 폭주를 막아내는 게 다였어. 하루하루 그냥 죽어버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삶을 살면서 러스티는 점점 감정표현이 줄어들었고 언젠가부터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아. 제게 주어지지 않을 안식을 바라는 것도, 벗어날 길 없는 이 끔찍한 곳에서 자유를 바라는 것도 말야. 어떻게 되든 아무래도 상관없었어. 감정 없는 살인기계로 불리며 죽도록 이용만 당하다가 끝내는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대도. 어차피 그 끝은 제 짝을 찾지 못한 반편이 센티넬의 폭주일 테니까. 미래에 대한 설렘보다는 위태로운 하루의 끝이 자신의 죽음이기를 바라는 이의 행보는 자연히 위험해질 수 밖에 없었지. 그러나 아무리 죽이고 또 죽여도 러스티는 죽을 수 없었어. 마치 죄인에게 내리는 하늘의 형벌처럼 살아남았지. 온통 피로 물든 땅에서 다른 모든 생명체가 증발했어도 러스티만은 살아남았어. 그렇게 센터로 돌아오고, 또 그의 반복. 그쯤 되니 현재의 러스티는 매칭가이드라고 뭐가 다를까 생각하게 되었지. 아무리 담당가이드를 바꾸고 또 바꿔도 다 똑같았는데 매칭이라고 크게 다를까 싶었어. 이미 짝을 찾은 동료들이 절절하게 제 가이드에게 목 매는 것을 보면서도, 그들이 세상을 다 얻은 듯이 행복하게 웃는 것을 보면서도 말이야. 그저 남의 일이라고 치부했지. 그러니 이제와서 매칭가이드를 찾았대도 크게 달라질 건 없었어. 오히려 제 영원한 안식을 방해하는 요소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었지. 분명 그랬어. 면담실에 들어가서 안토니오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군인센티넬x미자가이드 존맛 아니냐..
종채
+엥 가이드를 센티넬이라 쓴 부분 있어서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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