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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5:27

재업주의 진짜 오래 됨 주의....
다 날아간 줄 알았는데 예전 컴 찾아보니 나오네...
쫌쫌따리 고쳤던 건 날아가서 첫번째로 썼던 날것(?)버전임.
내가 보고 싶어서 올림.
천천히 올리겠음. 정리 좀 해야할 거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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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급형으로 신뢰 못 받는 텀이 보고싶다

그런거 좋다.
젊었을 적에 딱 한번 텀이 탑한테 잘못하는거지. 배신을 했다거나. 탑은 기분 더러워서 빡치긴 한데 텀을 완전히 내치지는 않을거야. 그렇지만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도 탑은 텀을 믿지 않음. 텀은 그거 자기탓이기는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1도 안믿어주는거 다 말없이 받아들이는거.

아 이건 황궁물이 어울림. 탑은 왕이나 황제고 텀은 후궁이고. 텀이 좀 권세있는 집안인거. 집안때문에 딱 한번 탑 배신하고 탈세 돕다가 걸린 후로 집안은 반쯤 아작나고 텀은 버려지지는 않는데 무시받으면서 살겠지. 후궁중에서는 품계도 괜찮고 나이도 이제 많은 편인데 내명부 돌아가는거는 관여 1도 못함. 오히려 자기가 쓰거나 살 물건 먹는거 하나하나 다 보고하고 허락맡고 사야되는거지. 쓸 수 있는 돈 자체도 어리고 품계 더 낮은후궁보다 적음. 대비용으로 물건을 더 사놓는다거나 미리 준비한다던가 하는 것도 안 봐줄테지. 딱 당장 필요한 것만,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품질로 얻을 수 있을거야. 돌아다니는 것도 그냥 못해서 하다못해 정원 한번 나갈때도 허락맡아야 함. 굴욕적인데 텀은 십년이 지나가고 이십년이 지나가고 하면서 체념하고 받아들이는거지. 처음에는 자기가 잘 하면 좀 봐주지 않을까 언젠가는 화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을 거야.

무시는 받아도 탑이 아예 안 찾아오는 건 또 아니라 그때마다 탑 시중들고 같이 관계하긴 하는데 딱 그뿐이지 일상적인 대화 외에 감정적인 교류같은건 거의 없을 거야. 주기적으로 빡센 세무조사같은것도 받겠지. 텀이 하는 말은 하나도 안 믿어주니까 자기가 왜 이걸 샀는지, 왜 정원에 나갔는지 하나하나 다 기록한거랑 허락받은 기록이랑 남겨놓고 보여줘야하고 그럴거야. 내명부에서 힘 하나도 없고 비웃음거리니까 후궁 중엔 친구도 없고 그냥 자기 시녀들 몇몇이랑 노닥거리면서 소일하며 살겠지. 비싼 옷감은 허락을 안해줘서 못사니까 그럭저럭 괜찮은 옷감에 자수나 놓고. 그걸로 옷을 짓고. 애초에 돈을 더 많이 받기도 하고, 다른데 쓸 돈 잠시 아껴서 비싼 옷감 산 다른 후궁들이랑 달리 티가 나겠지만 어쩔 수 없음.

그렇게 산 게 몇십년이니까 몇번은 위기가 왔겠지. 갑자기 아픈데 약초를 받기 위해서 허락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정신을 못차릴만큼 앓는다던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얇은 이불 들고 덜덜 떤다던가.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눈물이 나는 날들이 있겠지. 그렇지만 이십년이 넘어가고, 그 후로도 또 시간이 지나고 주름이 잡히는걸 멈출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는 텀도 속으로 인정하고 포기했겠지. 절대로 탑이 자기를 용서해주거나 봐주지 않을 거라고. 그래도 자기를 버리지는 않았으니 만족해야 한다고.

그런데 어느날부터 탑이 찾아올때 예전과 다른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 텀 가문이 정말로 약해져서 별 볼일 없어졌을 때겠지. 텀 궁은 수수할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꾸며보려고 자수같은거 놓은 천이라던가 조각보라던가 할 수 있을만큼 해서 허전함을 가려놓겠지. 그거 둘러보던 탑이 뭔가 불만인 모양새로 술상 차려지는거 보고있겠지. 탑이 찾아와도 특별한 음식재료라던가 없으니까 있는 재료 탈탈 털어서 음식 정갈하게 해서 술상 봐서 가지고 오는데 탑이 좀 신경질을 내는거야. 너는 매번 똑같은거 밖에 못하냐고 주인이 왔는데 반기지도 못하고 기분 잡친다고 그냥 술상 물리라고 하는거지. 이정도는 이 전에도 가끔 있었던 일이라 그냥 얌전히 술상 물리고 텀이 탑 옷 벗겨주려는데 머리채 잡혀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겠지. 왜 그런지도 모르고 그냥 기분이 안좋으시나 하고 몸만 사리고 있는데 텀이 자수해서 꾸미고 한 것들 지겹다고 찢고 밟고 난장판 만들고 갈 것임. 밤 내내 떨던 텀은 탑이 가고 나서도 잠 못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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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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