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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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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행맨 루행 ㅇㅌㅈㅇ









누가 봐도 완벽한 도련님인 제이크 세러신은 사실 결핍 투성이의 인간이었어. 사실 사랑에 눈이 멀어 도피 행각을 벌이던 철 없는 여동생이 낳은 아이를 시니어 세러신이 받아 준 거였거든. 아주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 여동생인데. 가져갔던 돈은 다 가로채이고 아이를 가진 몸으로 병에 걸려 파리하게 질린 여동생이라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시니어 세러신은 종양 같이 부풀어 올라 자리잡은 아이나, 아이의 친부를 없애려 했지만 여전히 여동생은 철이 없어서. 저와 똑 닮은 초록색 눈으로 눈물을 도록도록 흘리는 모습에 시니어 세러신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지. 그렇게 아이는 태어나 세상에서는 시니어 세러신이 낳은 늦둥이 아들, 제이크 세러신이 되었어. 욕심 많은 와이프와 야심이 넘치는 자식들 덕에 제이크 세러신은 태어 난 순간 부터 견제의 대상이었지.



시니어 세러신도 정상적인 가정 안에서 세러신이라는 성을 쥐어 준 거만으로도 자기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어. 말했잖아, 아주 사이가 좋은 남매는 아니었다고. 어쨌던간에 제이크는 딱 다섯살까지 시니어 세러신의 여동생인 제 친모 밑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 뭐 뻔한 얘기지. 병에 걸려 아이도 겨우 낳을 정도였던 친모는 약해진 몸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고. 그 정도에서 끝났다면 적당히 불쌍한 아이 정도로 동정은 받을 수 있었을텐데, 엿같은 친부가 문제였어. 진실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겠다며 때때로 돈을 뜯어 내갔거든. 진실이라고 해봤자 여동생의 아이를 거두어 준 거에 불과하지만, 그 때는 한창 선거기간이었고 그런 종자의 피가 세러신 핏줄에 섞였다는 걸 시니어 세러신이 알리기 싫어했어. 약간의 결벽이 있었거든.



기나긴 얘기를 짧게 줄여보자면 이런거야. 제이크 세러신은 부유한 정치가 집안의 막내 아들이지만, 사랑이라곤 받아 보지 못한 불행한 남자란거지. 혹시나 재산이나 권력을 탐낼까 전전긍긍 견제하는 가족들을 피해 해사로 도피한 제이크 세러신은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어. 아주 많지는 않더라도 친모의 재산은 무사히 물려 받았고, 남들보다 훨씬 넉넉한 상태에서 편하게 비행에만 집중 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학비나 품위유지비 정도는 해사에서 나온다지만 제이크를 세러신으로 빛나게 하려면 좀 더 많은 돈이 필요했거든. 세상은 제이크를 시니어 세러신의 막내 아들이라고 알고있었으니까.



그래서 제이크 행맨 세러신은 브래들리 루스터 브래드쇼에게 아주 쉽게도 반하고 만거지. 루스터는 아마 기억조차 하지 못할걸. 열악한 파병지에서 지급되던 음료에 우유가 섞여있었는데, 그걸 루스터가 다른 제 음료와 바꾸어 주었거든. 우습지. 진짜 아무 거도 아닌데. 그 아무것도 아닌 일로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다니. 참으로 쉽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어떻게 해. 종종 반강제적으로 참석해야하는 집안 저녁 모임의 식탁에는 아직도 우유가 섞인 차나 음식이 나오는걸. 사소한 관심이, 별 거 아닌 다정이 좋았던 행맨은 그걸 너무 쉽게 티 내버렸고. 사수를 하느라 이리저리 구른데다 행맨보다 다섯살이나 많던 루스터는 그런 행맨을 알아챈거지.



루스터는 원래 그런 악취미는 없었는데. 해사 원서를 네번이나 반려당하고 이런 저런 궃은 일을 다 해봐서일까. 금발의 녹안을 가진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꼬워 견딜 수 없었어. 사소한 다정에 헤벌레 웃다가고 조금만 쌀쌀 맞게 굴면 어쩔 줄 모르며 낑낑 거리는 꼴이 진짜 개새끼만 못했거든. 번듯하게 해사를 졸업한 소위가, 학사장교로 겨우 군인이 된 루스터에게 납작 기는 모습이라니. 먼지처럼 산산히 부서졌던 자존감이 어쩐지 채워지는 기분이었어. 그래서 밀고 당기고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주며 파병지에서 실컷 가지고 논거야. 파병지에서나 그렇게 연애 놀음을 한거지, 본국에 돌아오고 나서는? 솔직히 귀찮았어. 딱딱한 남자보단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한 여자가 좋았거든. 루스터는 제가 백퍼센트 헤테로라고 여겼어. 파병지에서야 시커먼 사내새끼들밖에 없으니까 그 중에 그나마 예쁜 걸 주워 먹은 거고.



행맨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날벼락이었지. 조금 변덕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다정했던 남자친구가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꿔버렸거든. 어째 저째 번호를 교환하고 연락을 하긴 했는데 답장이 거의 없었어. 하긴 원래 좀 무심한 성격이니까. 애써 위안을 삼으며 행맨은 매일 서너번 제 일과를 열심히 보고했고. 하도 답이 없기에 보고싶은 마음에 루스터의 부대까지 찾아 가 보기도 했지. 차로 세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어서. 그리고 행맨을 맞이한 건 성가시고 따분한 걸 대하는 얼굴의 루스터. 우리, 그냥 서로 재미 본 거잖아. 외롭고 심심하니까 즐긴거 아니야? 여기가 파병지도 아닌데. 꼭 우리 둘이 이런게 연애하는 척 간지럽게 굴어야 해?




행맨의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지만 그래도 루스터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루스터의 소매자락을 꼭 쥐고 그럼, 나랑 잠만 자주는 거도 안 돼? 너 그건 좋아했잖아. 파병지에서도 깔끔하게 넘기던 가느다란 금발머리가 엉망진창인 채로 애원하는 행맨의 모습에 어디서도 충족되지 못한 만족을 느낀 루스터는 상이라도 하사하 듯, 그래. 그럼. 고개를 끄덕였고. 그 이후로 오년이었음. 다사다난한 사건 사고들이 있었고 뽀얗게 눈물만 흘리던 행맨도 어느 새 자라 단단해져 루스터를 쏘아 볼 줄도 알았지. 그치만 그게 다였어. 사소한 다정에서 시작 된 사랑은 영영 끝날 줄을 몰라서.



만나기로 한 생일 날 바람을 맞춰도, 제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다른 여자랑 키스를 해도, 열이 펄펄나는 몸을 억지로 열고 들어와도. 행맨은 여전히 루스터를 사랑했어. 어쨌거나 루스터는 일정한 거리만 유지하면 언제나 행맨의 곁을 맴돌았고, 끝내 행맨을 품에 안았으며 잠결이라도 행맨을 끌어 안고 목에 얼굴을 부볐으니까. 그 온기가, 숨결이, 감촉이 너무 좋아서 행맨은 모든 걸 참을 수 있었지.



그러다 탑건에 소집 되고, 훈련을 받고, 매버릭의 존재를 알았으며 불가능한 미션을 성공해냈어. 군인에게 절대적인 명령을 어기고 조종간을 돌려 매버릭에게 향하는 루스터를 보면서 행맨은 깨닳았어. 아, 나는 절대 저런 존재가 될 수 없겠구나. 무슨 짓을 하더라도 루스터에게 소중한 사람은 될 수 없겠네. 그럼 유일한 존재라도 되어야지. 그렇게 행맨은 루스터를 구해냈고 루스터와 매버릭의 생명의 은인이 되었어. 영영 사랑 받지 못할 거라면 영영 잊지 못할 존재가 되고싶었던 행맨은 행복했지. 뭐, 루스터를 포기한다거나 떠난다는 건 아니야. 그건 행맨이 절대 자의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냥 어느정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기로 했단 거야.



미션은 끝났지만 팀의 실력이 아까워서일까 6개월정도 더 머물며 훈련을 받게 되었어. 매일 루스터의 얼굴을 보고 함께 훈련을 받을 수 있다니. 더 이상 욕심내지 않기로 한 행맨은 루스터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괜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어. 사실 루스터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삐죽하게 행동했던거니까. 착하게 굴어서일까. 루스터는 예전보다 더 행맨에게 살갑게 굴었고. 나쁘지 않았어. 어울리지 않게 근사한 식당에서의 저녁도, 은인에 대한 보답이라 여겼고. 행맨의 뒤를 따라 관사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는 늘 상 그랬듯 단추를 풀며 입을 맞췄는데. 꿈인가? 아니면 내가 사고라도 당했나?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루스터의 말이 들렸어. 내가 많이 나빴던 거 알아. 내가 모자라서 그랬어. 나도 너 좋아했는데, 그걸 내가 몰랐어. 착한 네가 용서해준다면. 한번 만 더 기회를 준다면 내가 진짜 잘할게. 나 너 사랑해. 그러니까 나랑 사귀어주라. 망설이며 말을 끝내는 루스터의 진한 헤이즐넛 눈동자를 바라보다 행맨은 생각했지. 얘는 또 무슨 변덕을 이렇게 부린담. 그러면서도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 제발 ㅎㅇ만 굴리면 안될까요? ㄱㅇ은 싫은데.. ㅇㅁㄱㅂㅅ든 ㅇㄱㅂ든 ㅇㅅㅍ이든 ㄱㅅ 걱정없이 ㅎㅇ 굴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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