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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21:53
힘들어도 무리해서 두 달 반짝 벌어둬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ㅅㅌㅁㅇ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이 한창 더운 7월 중순에 장사 접겠다고 징징대면 안되는 건데
그치만 들어봐 우리 가게에 단골이 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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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은 오픈 첫날부터 지금까지 쭉 단골.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들리셔.
항상 잘 다린 셔츠에 말끔한 정장 차림인데 왠지 모르게 벨트가 눈에 띰. 오래된 티가 조금 나는데도 가죽이 짱짱한 걸 보면 상당한 고급품 같음. 매일 같은 걸 매던데 꽤나 아끼는 모양이야. 소중한 사람한테 받은 건가 보지. 옷차림은 부유한데 정작 직업이 뭔지는 잘 모르겠음. 해외 돌아다니면서 투자를 한댔나? 아무튼 올 때마다 제일 큰 2리터짜리 통에다 바닐라랑 초코 맛 반반씩 섞어서 사 가더라. 그걸 어떻게 다 먹는지 미스테리임. ‘일주일 동안 한 통씩 비우면 당뇨 걸리신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자기네 집 지하실에 널찍한 냉동고가 있어서 괜찮대. 그게 대답이 되는 말인가? 뭐 나야 많이 팔아서 나쁠 거 없으니까 대충 따라 웃고 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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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명은 매일 저녁마다 오는 단골. 두어 시간씩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가심. 
이 분도 맨날 똑같은 맛만 주문하신다? 씨솔트 캐러멜. 바다를 좋아해서 그렇다는데 그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지. 한국어가 서툴러서 뜻이 잘못 전달된 걸 수도 있겠다. 중국인이거든. 아이스크림 먹는 동안 줄곧 테이블에 파란색 공책 펴놓고 열심히 끄적이길래 뭐냐고 물어봤더니 한국어 공부하느라 문장 필사한댔어. 낮에는 혼자 계시는 할머니들 돌봐드리는 일 한다던데 저녁에도 공부라니 무지 성실한 사람이야. 근데 성실이랑은 별개로 이 사람 엄청 꼴초라 중간중간 밖에 나가서 한 대씩 태우고 오더라고. 어차피 포장 손님이 대부분이라 홀도 한적하겠다, 한여름 텁텁한 바깥공기에 연기까지 더해지면 참 별로일 테니까 그냥 실내에서 피우시라 하고 환풍기 틀어드렸니 되게 좋아하더라.









 
이렇게 두 명이 우리 가게 주 수입원인데 이 둘 때문에 요즘 고민이야.
얼마 전에 이상한 일이 있었어. 2리터 손님은 원래 오전에 방문하시는데 지난 주 화요일에는 웬일로 저녁에 오셨어. 씨솔트 손님이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서 언제나처럼 노트를 들여다보고 있었고 2리터 손님은 평소대로 바닐라 초코 반반, 여기까지는 별다를 게 없었지.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꺼내오려고 잠시 냉동창고에 다녀온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봐. 두 손님이 서로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거든. 아마 노려보고 있었던 거 같아. 내가 카운터로 나오자마자 둘 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버려서 아주 짧은 찰나였지만 분명 공기가 잠시 얼어붙은 것 같았다고.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저녁에 오던 씨솔트 손님이 오전에 오고, 주에 한 번 오던 2리터 손님은 매일 오기 시작했어. 쎄하지 않냐? 둘이 매일 마주치면서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스몰톡 나누는데 이 시간이 너무 무서워서 요즘 출근하기가 싫을 정도야. 평범한 대화인 듯 하다가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묘한 말을 주고 받는데 내내 분위기가 싸늘해. 카운터 뒤편이 냉동창고라서 냉기가 새어나오나 싶을 정도로 둘 사이가 냉랭하다니까. 한 명씩 따로 만날 때는 예의 바르고 고마운 단골들이었는데 이제는 이 진상고객들 때문에 심장 떨려서 못해먹겠어. 오늘만 해도 그래. 내가 눈치 보면서 아이스크림 퍼담는 동안 둘이 무슨 말을 했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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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참 달콤한 향을 풍기세요. 좋은 핸드크림 쓰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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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이 예민하시네요. 기질이 예민할수록 습관에 집요하다던데.
그래서 매번 같은 것만 고집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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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솔트에서는 바닷바람 냄새가 나서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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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음악 말인데요. 같은 노래만 들으시잖아요?
그것도 한 소절만 계속 반복재생으로 돌리시는 듯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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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청각이 민감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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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했습니다. 이어폰 너머로 새어 나오길래.






그리고는 대화 뚝 끊겨서 서로 노려보고 있는데 그 옆에서 나는 식은땀 흘리면서 아이스크림 포장했다니까.
이러다 조만간 큰일이 터질 것 같아. 내가 감이 좀 좋은 편인데 이 두 손님은 눈빛이 완전 싸이코임.
역시 하루빨리 가게 내놓는 게 맞겠지?
 








차눅팍 영화 속 사랑에 미친 연쇄살인마 두 명이 하필 같은 동네 사는 바람에 최애 아이스크림집 사장인 너붕붕 소주 한번 서늘하게 하는거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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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찰리 손에서 단내 나는 이유는 오전에 아이스크림 사 들고 가게 나서자마자 고대로 길 건너편 카페 창가에 앉아서 너붕붕 하루 일과를 관찰하기 때문임 몇 시간 죽치고 있는 동안 아이스크림 다 녹아서 뚝뚝 떨어지는 국물이 손에 배어들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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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래 씨가 가게에서 시간 때우는 동안 반복해서 돌려 듣는다는 노래는 너붕붕이 담배 냄새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가끔 조용히 콜록대면서도 밖은 너무 더울테니 안에서 피우시라고 했을 때 그 목소리 녹음한 음성 파일일 듯



 
동족끼리 알아보고 견제 오지게 하는 싸이코들 보고싶다
 
 
 
 
 
헤어질결심 탕웨이너붕붕
스토커 매튜좋은너붕붕
본햎 때는 겨울이었고 지금은 여름이니까 여름으로 수정 재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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