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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4 14:57
ㅅㅈ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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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붕은 비세리스와 아엠마의 차녀로 라에니라의 유일한 동복 동생임. 그런데 언니랑 달리 성격이 비세리스를 많이 닮아서 유독 정이 많고, 분쟁을 싫어하며,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함. 엄연히 드래곤라이더인 타르가르옌 공주인데도 하인의 아이들이 친근히 대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하녀들이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봐주고 어린 하인들에게 간식을 주며 상냥히 대하는 너붕은 레드킵에서 온화하고 다정한 공주님으로 평판이 좋았음. 반면 다에몬은 형을 많이 닮은 너붕이 사랑스러웠지만 동시에 잡놈들에게 호구 잡히진 않을까 염려했어. 이미 오토 하이타워가 비세리스를 제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는 걸 봐왔으니까. 그리고 다에몬의 염려는 너붕이 아버지와 재혼한 알리센트와 다시 가까워지면서 사실로 들어남.

너붕과 라에니라, 알리센트는 셋이서 절친이었지만 아버지와 친구가 재혼하면서 셋의 우정은 깨졌지. 너붕이 느낀 배신감도 라에니라 못지 않게 컸어. 하지만 오가면서 알리센트와 마주칠 때마다 옛 친구의 어떻게든 화해해보려는 애달픈 시도, 임신한 배가 커질수록 확연히 나타나는 스트레스가 너붕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게 함. 은연중에 알리센트도 어머니처럼 되진 않을까 두려움을 느낀 것도 있었지. 결국 어느날 너붕은 알리센트가 좋아하는 시집을 가지고 그녀의 처소를 방문함. 그날 알리센트는 한 명의 친구를 되찾아 매우 행복해했음.

시간이 흘러 알리센트는 원활한 진통 끝에 아들을 낳고 너붕은 아버지보다도 먼저 아에곤을 안아보게 됨. 너붕은 금세 어린 남동생을 사랑하게 됐어. 아에곤도 너붕을 좋아했음. 어머니만큼 자주 보고 자기와 곧잘 놀아주는 상냥한 누이를 매우 잘 따랐지. 비록 라에니라는 아에곤을 멀리했지만 너붕은 그러지 않았어. 너붕의 눈에는 아에곤도 가족이자 형제였으니까. 비세리스는 적어도 딸 하나는 계모, 이복동생과 사이좋게 잘 지내자 안심했어. 알리센트는 말 할 것도 없이 자신의 아들을 친동생으로 여기며 애정을 쏟는 너붕이 고마웠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붕이 라에니라를 소홀히 한 건 아니었어. 라에니라는 너붕이 알리센트와 이복동생들에게 호의적인 게 달갑지 않았지만 모두와 사이 좋게 지내고 싶어하는 동생의 천성을 알았기에 참았음. 아버지에 이어 너붕마저 멀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너붕은 알리센트, 이복동생들과 시간을 보낸 만큼 자매간의 우애를 다지는 것도 놓치지 않았기에 안심한 것도 있었지. 이렇게 너붕은 라에니라와 알리센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이어나가게 됨.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너붕은 리버런의 후계자 엘모 툴리와 결혼해 자식들을 낳고 금슬 좋게 살고 있었어. 비록 너붕의 아이들에겐 용의 알이 주어지지 않아 시아버지인 그로버 툴리의 불만을 샀지만 남편인 엘모가 중간에서 잘 막아줬음. 비세리스는 결혼 후 남편의 영지로 떠난 차녀를 그리워해 일년의 반은 너붕과 손자들을 레드킵에 불러와 살게 했지. 그렇게 너붕은 알리센트와 라에니라가 출산할 때마다 곁을 지켰고 동생들과 조카들이 커가는 걸 볼 수 있었어. 덕분에 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누나이자 조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모가 될 수 있었지.

다만 너붕은 이젠 어릴 때처럼 라에니라와 알리센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할 수 없다는 걸 마주해야 했어. 이건 라에니라가 누가 봐도 라에노르의 친자가 아닌 아이들을 연이어 낳았을 때 더욱 확연해짐. 너붕은 태어나는 조카들의 -특정 스트롱 남자를 닮은- 갈색 곱슬머리와 갈색 눈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로 뒷목이 땡겼지만 아버지를 본받아 모르는 척, 둔감한 척을 했어. 어떻게든 아이들에게서 라에노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점을 찾아 언급했지. 아무리 알리센트가 속 터져 하며 너붕을 채근하더라도 말이야.

라에니라를 향한 알리센트의 적대감에는 경멸이 더해짐. 또한 라에니라의 확연히 드러난 부정에도 너붕이 언니에게 등을 돌리지 않고 오히려 조카들을 아끼자 점점 초조해졌어. 너붕은 드래곤 라이더에 외사촌인 베일의 대영주 제인 아린과 친분이 두터웠고 리버랜드의 대영주 툴리 가문과 결혼했으니 아에곤을 지지한다면 리버랜드는 물론이고 어쩌면 동부도 끌어들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사실은 유일한 친구가 단 한 번이라도 언니보다 자길 우선적으로 선택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

한편 라에니라는 자신의 유일한 친동생인 너붕의 지지를 의심하지 않았음. 게다가 너붕이 자기 아이들의 출생을 그대로 수용하며 사랑 많은 이모가 되자 안심하고 고마워했어. 다만 유독 이복동생들과 가까운 건 마음이 불편했지. 아에곤과 제이스, 루크가 아에몬드에게 용이라며 돼지를 주는 장난을 쳤을 때 어리다고 봐주지 않고 똑같이 혼낼 정도였으니까. 라에니라는 항상 상냥하던 이모에게 혼이 나 풀이 죽은 아들들을 위로하고 너붕을 찾았지만 동생이 아에몬드를 위로해주기 위해 자기 용 뒤에 태우고 비행하러 갔다는 소식을 듣자 마음이 서늘해졌어. 너붕과 알리센트, 이복동생들의 애정어린 관계는 라에니라에게 조금의 평안도 주지 못했음.

이렇게 흑색파랑 녹색파 양측에서는 너붕을 영입하려고 하지만 너붕 입장에서 한쪽은 언니, 한쪽은 절친이랑 자식 같은 동생들이라 누구 편을 들 수가 없었음. 그런데 라에나의 장례식을 위해 간 드리프트마크에서 사건이 터지자 점점 중립을 지키기가 어려워졌지.

마침 너붕은 배탈이 나서 밤새 앓느라 현장에 없었지만 다음날 루크에 의해 한쪽 눈을 잃은 아에몬드, 라에니라의 팔뚝을 벤 알리센트에 대해 듣고 아연실색했어. 너붕은 부상이 더 심각한 아에몬드를 먼저 찾아갔음. 그리고 침상에 누운 어린 동생의 얼굴을 보자 충격을 받고 할 말을 잊었어. 떨려서 차마 입을 열지 못하는 너붕에게 아에몬드는 손을 뻗었음. 그리고 너붕의 손을 꼭 잡으며 나도 이제 누이와 나란히 비행할 수 있다고 속삭였지. 너붕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어.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너붕의 가족에게 왜 이런 비극마저 일어나야 했을까?

드리프트마크 사건 이후 너붕은 녹색파와의 절연을 강요하는 다에몬과 말없이 동조하는 라에니라, 집요하게 너붕과 툴리 가문의 지지를 요청하는 알리센트를 견디다 못해 아들들을 데리고 리버런으로 떠남. 하지만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너붕은 흑색파와 녹색파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너붕의 남편 엘모가 요절하자 여기저기서 재혼 문의가 빗발친 거야. 문제라면 라에니라가 흑색파 소속의 영주를, 알리센트는 자신의 하이타워 친족을 제시했다는 거였지. 이를 안 그로버 툴리는 아들이 죽은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혼담이 몰려드는 너붕에게 불쾌함을 드러냈음. 심지어 라에니라를 두고 본인이 애도 기간을 반년도 지키지 않고 재혼하더니 여동생도 선례를 따르라는 거냐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지. 너붕은 언짢았지만 언니의 재혼이 빨랐던 건 사실이라 그저 말이 새어나가지 않게 주위를 단단히 입단속시켜야 했어.

한 해가 지나면서 너붕은 점차 양측과 까마귀로 서신을 보내며 다시 연락을 주고받았어. 그리고 아에곤과 헬라에나의 결혼식, 새로운 조카들의 탄신 연회 등 가족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여했지만 그때마다 너붕의 옷에서 검은색도, 초록색도 찾을 수 없었지.





6년이 지난 후 너붕은 드물게도 맑은 정신일 때 차녀를 찾았다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장남 오스카 툴리와 함께 킹스랜딩을 방문했음. 그런데 때마침 너붕이 도착한 날은 바에몬드 벨라리온이 드리프트마크의 계승권을 청원하는 날이라 라에니라의 가족들도 킹스랜딩을 방문했어. 6년만에 모든 타르가르옌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거야.

며칠 전부터 출발한 탓에 라에니라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한 너붕은 성대한 환영 의식을 받았어. 알리센트를 비롯해 다에론을 제외한 동생들과 처음 보는 조카들도 너붕을 맞이하러 나와 있었지. 너붕은 품위를 지키면서도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는 알리센트와 다정히 손을 잡았고, 차례로 동생들과 반갑게 포옹하며 재회의 인사를 나눴어. 아에곤은 비록 술 냄새가 났지만 활짝 웃으며 너붕을 꼭 껴안았고, 헬라에나는 너붕과 포옹하진 않았지만 미소를 지으며 반갑다고 속삭였어. 그리고 키가 훌쩍 큰 아에몬드는 어린 동생의 성장에 놀라워하는 누이에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지. 하지만 너붕을 부드럽게 껴안는 품에는 확연한 친애가 담겨있었어.




아 왜 이리 길어지냐 zipzip해서 마지막 가족 식사는 애들 싸움으로 끝남. 그리고 너붕은 먼저 떠나는 라에니라 가족을 배웅하고 처소로 돌아갔다가 다음날 감금됨. 자기가 믿고 있는 비세리스의 유언대로 아에곤을 왕위에 올리려는 알리센트가 간곡하게 너붕의 지지를 구했지만 너붕은 침묵함. 너붕은 아버지가 절대 언니를 제치고 아에곤을 선택할리 없다고 믿었지만 어젯밤 라에니라와 화해의 조짐을 보였던 알리센트가 거짓말한다고 보기도 어려웠음. 어쨌든 킹스가드 에릭 카길의 도움을 받아 너붕과 아들 오스카, 라에니스 공주는 킹스랜딩을 탈출해 드래곤스톤으로 향함. 그리고 너붕은 조카딸의 장례식에서 라에니라의 머리에 아버지의 관이 씌워지는 걸 보며 한쪽 무릎을 꿇었음. 이제야 결국 중립에서 벗어나 편을 정한 거임.



제이스의 제안대로 라에니라의 아들들은 각 대영주들에게 지원을 구하려 떠나고 너붕은 다에몬과 함께 시아버지를 설득하기로 결정됐음. 그런데 너붕은 보로스 바라테온처럼 오만하고 자존심 강한 남자는 루크의 어린 용에 위압당하지 않을 거고, 지원을 대가로 아무 제안도 없는 것에 모욕을 느낄 거라고 여겼음. 그래서 너붕은 미래의 리버랜드 대영주인 자기 장남 오스카의 신부 자리를 걸기로 함. 라에니라는 이 제안을 고맙게 받아들였고 너붕은 서둘러 용을 타고 스톰랜드를 향해 날아감.

그런데 스톰즈 엔드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멀리서 들려오는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고함 소리, 애처로운 외침 등 불안한 소음이 들려옴. 불안함에 자기 용을 재촉한 너붕은 빠르게 날아갔고 얼마 안 가 공중에서 흠뻑 젖은 채 겁에 질린 루크와 맞닥뜨림. 너붕은 용을 재촉해 조카에게 날아가며 무슨 일이 있었냐고 외쳤고 루크는 이모의 얼굴을 보자 안심해서 긴장이 풀린 듯 했음. 그러나 그 순간 루크의 눈이 공포로 커졌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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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르는 너붕이 탄 용의 중심부를 물어뜯었어. 그리고 너붕의 공포와 고통이 섞인 비명은 거대한 용의 목구멍으로 사라졌음. 짧은 순간 누이를 알아본 아에몬드의 절규는 상공을 찢을 듯이 울려퍼졌고, 충격과 공포로 얼어붙었던 루크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음.




친족살해자.










이렇게 너붕은 바가르에게 죽고 세간에는 공주가 조카를 지키려다 이복동생에게 살해당했다고 알려짐. 창백해진 다에몬에게 친동생의 죽음을 전해들은 라에니라는 처음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음. 하지만 난롯가를 향해 한 걸음씩 뗄 때마다 점차 끔찍한 현실이 무자비하게 다가왔지. 결국 라에니라의 입에서 떨리는 흐느낌이 터져 나왔고, 심적인 고통에 못 이겨 폭발하듯 분노의 비명을 지름.

루크는 벌벌 떨면서 용을 타고 겨우 드래곤스톤에 돌아왔고 어머니의 품 안에서 무너졌어. 라에니라는 이모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고 흐느끼는 차남을 꼭 껴안고 위로했음. 하지만 그녀의 핏발이 서린 눈에는 불과 피, 전쟁이 약속되어 있었어.

녹색파 중에선 오토 제외하고 다들 절망하고 고통스러워 하겠지. 너붕은 알리센트의 유일한 친구이자 이복동생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준 유일한 가족이었으니까. 알리센트는 아들이 절친한 친구를 살해했다는 걸 듣자 버티지 못하고 혼절해버림. 아에곤은 어릴 때부터 너붕을 따르고 의지했기에 더욱 충격이 컸어. 너붕만은 자기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해줬으니까. 그래서 아에곤은 돌아온 남동생에게 술잔을 던졌고, 아에몬드는 피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였어. 그의 찢어진 이마에선 피가 눈꺼풀을 타고 눈물처럼 흘러내렸지.

너붕의 죽음을 전해들은 두 아들들은 복수를 맹세하고 강경 흑색파로 변모함. 그래서 며느리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녹색파를 지지하려던 할아버지에게 분노해 그를 연금시킴. 영주직에 오른 오스카 툴리는 리버랜드의 기수들을 불러모아 군대를 이끌고 출진하게 됨.





다에몬은 블러드와 치즈에게 누이에는 누이(a sister for a sister)를 요구했고 다음 날 헬라에나가 아이들 앞에서 살해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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