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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23:00
정대만이랑 송태섭 서로 많이 좋아했지만 지지리로 많이 싸웠겠지. 헤어진 이유도 홧김이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기억도 안 나는 하찮은 이유로 정대만이 "야 이럴 거면 헤어져" 한 거. 근데 당연히 못 헤어지겠다고 할 것 같던 송태섭이 단박에 알았다고 함. 그렇게 좀 어이없게 헤어지는 태섭대만...

그래도 헤어진 다음에도 종종 동창회 같은데서 만나는데...공통 지인도 많고 그러니까 어색해지기 싫어서 대만이가 따로 태섭이 불러내겠지.

"야. 헤어졌다고 쌩까는 쫌쌩이짓하지 마라."
"....형이야말로 쫌생이짓 하지마요."
"이게 끝까지.....하 됐다. 됐어. 우리 헤어졌으니까 이제 그만 싸우자고."

이후론 겉으로 보기엔 헤어진 사이 아니고 친한 선후배로 보일만큼 잘 지냈겠지. 둘 다 각자 애인도 사귀고 그럼. 그러다가 뜬금없이 백호를 통해서 태섭이 결혼소식 알게되는 대만이 보고싶다.

"만만군. 섭섭군 결혼한다는 소식 들었어?"
"....뭐?"
"섭섭군이 말 안했어? 아... 하긴. 지금 잘 지내도 그런 얘기 하긴 좀 그랬나?"

대만이 순간 뭔가 둔탁한 걸로 머리 맞은 것마냥 띵해지겠지. 송태섭이랑 결혼? 이렇게 안 어울리는 단어 조합이 다 있을 수가 있나? 싶은 거임. 물론 애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고, 송태섭도 서른이 넘었고 결혼한다고 하면 아 그렇구나 할 나이긴 하지만... 대만이 태섭이랑 사귈 때 전혀 결혼이라는 거 생각해본 적도 없겠지. 둘 다 남자기도 했지만 그런 먼 미래 같은 거에 관심 없었으니까. 그래서 송태섭도 마찬가지인줄 알았음. 주변 친구들 하나 둘씩 결혼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송태섭이 결혼 한다니까 속이 얹힌 것처럼 답답해지고.... 백호랑 헤어지고 오는 길에 송태섭 전화번호 노려보면서 전화를 해야 돼 말아야 돼 하고 고민하겠지. 결국 전화는 못 하고 직접 청첩장까지 받고 나서야 아직 자기가 태섭이 좋아한다는 거 깨닫는거 보고싶다. 그리고 태섭이 결혼 직전에 어떤 결심을 해버리는데.....

송태섭 정대만이랑 헤어지고 처음엔 마음 고생 많이 했겠지. 그러다 만나게 된 여자가 와이프 될 사람인거... 아직 정대만 못 잊고 있단 거 일찌감치 들키는데 다행히 여자 쪽도 전남친 못 잊었단 공통사로 가까워졌겠지. 그러다 둘 다 깊은 사랑은 아니지만 동지애 겸 호감으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됨. 태섭이 대만이랑은 결혼까지 할 거란 기대 없었겠지. 언제가는 놓아줘야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던거.. 그래서 헤어질 때도 별 말 없이 "...알았어요. 나 말고 더 좋은 사람 만나요." 했겠지. 속은 말이 아니었지만 그 형 앞에서는 멋있고 보이고 싶었던 허세도 약간 있었음.

정대만하고는 비록 헤어졌지만 지금처럼 계속 만날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음. 결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정대만이 찾아오지만 않았더라면... 그것도 오해받기 딱 좋게 한밤중에 불러냈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성적으로는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연락을 끊자마자 옷은 다 챙겨 입었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나가겠지.

약속장소에 도착하니까 얼마나 기다린건지 양볼이 새빨개진 정대만이 우뚝 서있겠지. 날씨 추운데 어디 들어가있지 왜 미련맞게 찬바람 맞고 서있는 거야. 이 와중에 대만이 걱정이나 하고 있는 송태섭이겠지. 그런 티 안 내려고 말로는 더 툴툴댔으면 좋겠다.

"....뭐예요? 할 말이란 게. 빨리 얘기해요. 지금 좀 그런 거 알죠?"
"....뭐가 그런데."
"우리 헤어진 사람들이잖아."
"......"

정대만 기세좋게 "야. 나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거니까." 이럴 땐 언제고 한참을 입 다물고 있겠지. 태섭이 그 모습 보면서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지... 하면서 한숨 푹 쉬고. 근데 왜 정대만 당신이 그렇게 상처받은 얼굴을 해? 나랑 헤어지고 싶다고 할 땐 언제고.
결혼 앞둔 송태섭 마음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정대만이겠지.

"형. 나 곧 있으면 결혼해요. 알고 있죠?"
".....진짜 결혼한다고? 네가?"
"그럼 진짜지. 설마 뻥이겠어요."
".....꼭 해야겠어? 아직 안 했으면 물릴 수 있지 않나."
"..뭐라고요?"

태섭이가 간과한 게 있다면 정대만은 자기가 원하는 게 있으면 얼마든지 구차해질 수 있단 거겠지.

"....너 아직 나 좋아하잖아."

그리고 지나치게 제 마음을 잘 안다는 것도.

"....술 먹었으면 곱게 집에 가서 잠이나 자요."
"나 술 안 먹는 거 알잖아."
"그럼 맨 정신에 이래요?"
".....야."
"....할 말 다 했으면 갈게요."
"...송태섭."

태섭이 마음 흔들리기 전에 정대만 무시하고 돌아가려고 하겠지. 그럼 그제야 입 다물고 있던 정대만이 다급하게 태섭이 팔 잡음.

"......가지 마. 태섭아."
"........"
"...결혼 하지 마."
"........"
"나도 아직 널..."

송태섭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대만 멱살 잡고 끌어당겨 키스하겠지.
어쩌면 지금까지 정대만의 그 한마디만을 기다려 온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정대만이 자존심을 내려놓고서라도 저를 붙잡는 그 순간을.


태섭이 대만이 위한다는 생각으로 헤어져주고 기껏 다른 사람 만나서 결혼까지 앞뒀으면서
정대만 못 잊고 무의식중에 정대만이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던거 보고싶음.....
그 형한테는 항상 쿨하고 멋진 애인으로 남고 싶었는데 정대만 한정으로 쿨하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았으면 좋겠음.
그리고 정대만도 그걸 알고 있는 게 보고싶다...
정대만 그렇게 전남친 겨론 파토내놓고선 여전히 겨론 생각 없어도 좋음. 근데 송태섭은 그런 정대만조차 사랑할거같음. 그냥 그 형이 자기한테 돌아온 것만으로 만족하는 놈이라서.... 송태섭에게 돌아오는 정대만이 너무 좋다.


태섭대만
ㅈ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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