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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00:19
카이미르가 버네스트라 파다완이던 시절 이제 막 영링으로 들어온 꼬맹이 솔이랑 만나는 거 ㅇㅇ 별전쟁 알못 ㅈㅇ

체구도 작고 수줍어서 잘 어울리지도 못해서 은근하게 겉도는 영링 솔은 버네스트라 마스터의 포스 컨트롤 수업 받고 있었지. 괴로웠던 일이나 분했던 거 떠올린 다음 포스로 잠재우는 훈련하는 중이었는데 잠깐 용무 있어서 들르는 카이미르. 버네스트라랑 눈 마주치고 인사한 다음 집중하는 훈련 중이라 어린 영링들 귀엽게 바라보면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꼬맹이 솔 맨 뒤에서 입술 꼭 깨물고 울먹이는 게 눈에 들어옴. 저 작은 애한테 포스가 일렁이는 게 느껴지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가 포스 컨트롤이 힘든 건지, 아니면 괴로웠던 일이 너무 큰 건지 눈 감은 채로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애가 너무 예뻐 보였음. 넋놓고 보다가 버네스트라가 솔, 하고 부르는 소리에 정신 돌아온 카이미르. 저 애 이름이 솔이구나, 태양이라니… 이름도 꼭 자기같네. 버네스트라는 수업을 마무리 짓는듯 솔을 일으켜 한쪽으로 데려가 조언을 해주는듯 잘 못하지만 다독이려 노력하고 있었지. 그리고 카이미르에게 다가오면 옆에서 같이 쪼르르 쫓아 걸어오던 영링 솔이 눈가와 코가 붉어진 채로 꾸벅 인사하고 나가는 걸 끝까지 시선으로 쫓는 카이미르. 용무가 있어 찾아왔다고, 하는 버네스트라 말에 아차 하며 간단히 전달하는데 그런 카이미르를 바라보는 버네스트라의 눈빛이 어쩐지 진하지. 티내진 않아도 솔은 특별한 아이였으니까, 카이미르도 그걸 느낀 건가 싶어서.

용무를 마쳤으니 그냥 돌아가면 될 일인데 괜히 코러산트 내부를 걸어다니면서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지. 새까만 머리칼에 동그란 뒤통수, 뭐가 그렇게 괴로운지 울먹여서 코가 빨개졌던 얼굴, 그리고 본인과 비슷한 인종의 생김새까지. 왠지 계속 신경쓰여서. 작은 애의 걸음은 얼마 안 가 따라잡혔고 수많은 제다이가 오고가는 복도에서도 뒤통수가 콕 눈에 들어왔어. 소리도 없이 가볍게 걸음을 옮긴 카이미르는 어느새 그 뒤까지 바짝 따라붙어서는 작은 목소리로 솔, 하고 불렀고. 어린 솔은 놀라 뒤를 돌아봤는데 여전히 감정을 삭히고 있는 건지 삐죽대는 입술과 호두라도 들은 것 같은 동그란 턱이 움찔대고 있었어. 분명 카이미르가 쫓아가 불렀는데, 솔에게 붙잡힌 첫날이었지.

말랑거리는 작은 손을 슬쩍 붙잡아 제다이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한켠으로 데려간 카이미르는 당장이라도 흐를 거 같은 눈물을 서툴게 엄지로 닦아주곤 씨익 웃어보였어. 아까 훈련하는 거 봤어, 엄청 애쓰면서… 잘하던데? 나는 마스터 버네스트라 밑에서 훈련 받고 있는 파다완이야. 카이미르. 눈물 때문인지 한층 더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기소개를 들어주는 솔이 예뻐보였어. 카이미르 역시 어릴 적부터 포스력이 남달랐고 이리저리 치이기도 했고, 파다완이 되어서도 넌 애착이 강하다면서 나중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잘 수련하라는 소리도 들었지. 그런 카이미르니까 솔에게 본인과 비슷한 처지, 안쓰러움, 그리고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드는 작은 것에 대한 귀여움 정도가 마음에 들어왔으려나. 처음엔 그랬지. 괜히 눈에 들어와서 도와주고 싶고, 마치 형제같이 지내게 되면 좋겠다고. 맑은 눈엔 호기심과 경계심이 섞여 있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본인 소개를 들어주는 솔의 머리를 쓰다듬자 카이…? 하고 되묻는 목소리가 들렸어. 얼마만에 들어보는 아이의 목소리였는지. 아직도 어른거리는, 어릴 적 제 동생이 떠오르기도 했고. 응, 카이라고 불러도 돼. 솔.







구구절절충 ㅈㅅ함 보고싶은 장면은 둘이 가까워져서 훈련 힘들 때 카이미르가 영링 솔 도와주고 괴롭힘 당할 때 구해주고 괴로운 일에 잡아먹힐듯 숨죽이고 우는 날엔 어떻게 알고 방에 찾아와서 얘기 나누고 같이 자는 그런거 보고 싶은데… 그러다가 버네스트라가 이상한 낌새 눈치채고 영링 수업 때 애착에 대한 절제 이런 거 설명하는데 저번처럼 용무가 있어 들른 카이미르한테 일부러 들으라는 듯 말하고. 카이미르는 영민해서 드러내지만 않을 뿐이지 속에 분노와 괴로움이 가득 차있는 아이일듯. 솔에게서 비슷한 모습을 보고 너는 해방됐으면 좋겠다 싶어 이런저런거 알려주다가 애착이 생기고 솔을 위험에 빠뜨리는 날도 생기고. 솔은 어린데다가 본인에게 유일하게 다가와준 카이미르를 엄청 믿고 따르겠지. 파다완 졸업하고 나이트가 된 카이미르한테 본인 일처럼 기뻐하면서 나중에 자기 파다완으로 받아주면 안 되냐고 하는 솔. 글쎄? 내 파다완은 엄청 강해야하는데… 솔은 아직? 하면서 장난 치면 버릇처럼 또 입술 삐죽이는 솔. 웃음 꾹 참으면서 일부러 솔 놀리다가 그러니까 훈련 열심히 해서 강해져 솔. 넌 강해져야 해. 하는 카이미르. 이날 밤이 둘이 마지막으로 보게 된 날일듯. 나이트가 된 카이미르는 벼르고 벼르던 복수를 했고 제다이가 죽었고, 코러산트는 발칵 뒤집혔지. 물론 솔에게도 이 소식이 귀에 들어갔고. 카이 형이…? 하면서 아니라고 부정하는데 괴롭히는 애들 무리가 너가 그렇게 좋다고 따라다니던 그놈이 배신자래! 너도 배신자랑 한 패지? 하면서 괴롭히고. 그러면서 솔도 어디 깊은 곳에 있던 괴로움과 분노가 조금씩 차오를듯. 카이미르 일을 수습하러 온 마스터들, 아무리 카이미르여도 다수의 마스터를 상대하기란 쉽지 않아서 도망을 택했고. 솔은 그럴리 없다며 코러산트를 뛰쳐나가 카이미르를 찾아다니는데 외부의 한 길목에서 맞닥뜨린 둘. 형… 카이 형, … 진짜 형이 그랬어? 하고 묻는 솔의 목소리가 떨리고 카이미르는 그저 난처한 웃음을 지어주기만 할 뿐 대답은 못해. 입술만 달싹이면서 솔에게 뭐라고 해야할까 고민하던 와중 뒤쫓아온 마스터들에게 붙잡혔고, 카이미르의 등에 빛과 같은 속도로 큰 상처가 새겨졌지. 솔 앞에서 무릎을 꿇은 카이미르는 괴로워하지만 여전히 웃고 있었고 솔은 놀라서 눈물만 죽죽 흘리고 있었어. 카이미르에게 달려가려는 솔을 낚아챈 마스터가 버네스트라와 눈을 마주친 뒤 솔을 데리고 코러산트로 돌아갔고, 솔에겐 그게 마지막 카이미르에 대한 기억이자 이제는 사라져버린 기억이 됐겠지. 수십년이 지나 솔이 마스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카이미르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어. 자기가 못다한 복수를 해줄 것만 같았으니까. 울창한 숲에서 서로를 향해 광선검을 겨누기 전까지는.




카이미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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