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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01:23
사연이 있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제이크 세러신은 로버트 플로이드를 그렇게 기억했다. 배시시 웃는 얼굴을 따라 웃은 적도 있었다. 날카롭게 말을 맞받아치는 행동도 사랑스러웠다. 사랑…스러워? 제이크는 입을 막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젠장. 젠장. 로버트를 꼬시기엔 지금 자신은 백맨이었다.
그럼에도 자주 마주치려고 노력했다. 로버트의 파트너인 존을 질투하기도 했지만, 그는 실력이 좋은 파일럿이었다. 그건 인정. 함께 훈련을 받았기에 제이크 세러신은 존 글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그와 함께 웃으며 걸어가는 로버트를 보니 마음이 뻐근했다. 깊은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었다. 존의 말에 웃으며 걸어가는 그 얼굴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서있었다.
[로버트으~ 좋은 녀석이라니까!]
팬보이는 로버트에게 소개팅을 주선하겠다고 말했다. ‘너도 좋은 사람 만나야지!’ 술에 취해서 옆에서 계속해서 로버트에게 말을 걸고 있는 팬보이에게 제이크는 말을 했다.
“싫다는 애 붙잡고 뭐 하는 거야. 빡빡이. 코요테!”
술에 취한 팬보이를 넘기고 로버트의 빈 소다 잔을 빼들고 소다가 가득 든 잔을 손에 들려주었다. 로버트를 보고 찡긋 웃고는 제이크는 당구대로 몸을 돌렸다. 한참 나인볼을 하던 제이크는 고개를 들어 로버트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가 앉아있던 자리는 비었고 줄어들지 않은 소다 잔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제이크는 펍을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디에서도 로버트는 보이지 않았다.
약속이 있었다. 오랫동안 배를 탔었기에 제이크는 친구들을 만날 생각으로 주차장을 향했다. 푸른 셔츠와 블랙진, 운동화 깔끔한 차림에 심지어 로버트는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말끔하게 정리된 머리는 부드럽게 흐트러져 로버트를 더 어려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베이비?”
“어? 안녕 행맨.”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로버트를 마주한 제이크는 장난끼 어린 미소를 지으며 로버트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렇게 꾸미고 어디 가?”
“어… 괜찮아 보여?”
로버트가 팔을 벌려 한 바퀴 돌았다.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를 보며 살짝 미간을 좁혔지만 그가 쓴 선글라스에 가려져 그의 눈빛은 로버트가 알지 못했다.
“미키… 팬보이가 소개팅해준다고 해서.”
로버트는 제이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한테 괜찮아 보인다니 다행이다. 하고 웃으는 로버트에게 제이크는 한 발자국 다가갔다.
“소개팅?”
“응. 연애 좀 해보려고.”
“베이비, 다 컸네.”
로버트가 코를 찡긋 거리며 웃었다. 그 미소마저 사랑스러웠다.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 로버트는 먼저 갈게. 하고 손을 흔들었다. 한참을 제이크는 로버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다.
“빌어먹을.”
제이크는 팬보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결에 받는 그에게 제이크는 낮은 목소리로 그를 협박과 회유. 그리고 협상을 이어갔다. 약속 장소를 알아내고, 상대방에게 소개팅 취소를 알린 문자를 보내게 하고 그 답변을 한 캡처 사진까지 받아냈다. 제이크는 차에 오르며 거울을 한번 보고, 시동을 켰다.
“행맨? 여기는 어쩐 일이야?”
“그 연애는 나랑 해볼 생각 없어?”
이 말을 그렇게 하고싶었다. 제이크 세러신은 이 시랑스러운 로버트 플로이드에게.
“미키가 장난이 심하다.”
로버트는 핸드폰을 꺼내들자,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의 핸드폰을 빼앗아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로버트에 제이크는 몸을 일으켜 로버트의 얼굴을 붙잡아 입을 맞췄다. 놀라 입을 가린 로버트가 몸을 뒤로 물렸다. 제이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로버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이크 세러신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이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 거짓말.”
제이크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로버트의 책과 가방을 챙겨들었다. 그리고 로버트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거짓말 아니야. 베이비. 나랑 연애하자.”
연애는 쉬웠다. 연인은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가끔 자신을 보는 로버트가 마치 자신을 다른 사람을 보는 눈빛을 할 때면 궁금해졌다. 그러나 그 생각은 금방 휘발되었다. 몇 주 만에 만나 로버트를 밤새 괴롭힌 제이크는 로버트의 아침을 차려주고 입을 맞췄다. 눈을 감고 따라오는 로버트가 사랑스러워 제이크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아침을 먹이고 출근을 시킨 제이크는 비번이었고, 로버트의 관사에 누워 로버트가 보던 책을 읽었다.
‘제이크, 책상 위에 서류봉투 없어?’
걸려온 전화에 제이크는 서류를 찾아 책상을 이리저리 살폈다. 서랍도 열어보고… Jake. 둥근 글씨체로 적힌 자신의 이름이 적힌 편지들이 가득 찬 서랍을 보다가 제이크? 하는 목소리에 제이크는 봉투를 찾았다. 다행이다. 하며 안심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가져다줄까? 묻는 물음에 아니야. 하고 답변이 돌아왔다. 점심시간에 찾으러 온다는 말에 전화가 끊어졌다.
제이크는 서랍속 편지를 꺼내 들었다.
[제이크에게.
보고 싶다. 제이크.
정말 보고 싶어. 네 따뜻한 품이 그립고, 날 보며 웃어주던 그 미소도 그리워.
네가 자주 해주던 팬케이크 있잖아. 쉬워 보여서 해봤는데 어려웠어. 다 망쳐버렸지 뭐야. 너는 어떻게 그걸 그렇게 쉽게 만들어줬어? 그것도 매일 아침마다! 오늘 내가 만든 팬케이크를 보면 넌 맛있다고 해줬겠지. 내가 밤에 너무 먹고 싶어서 몰래 만들다 태운 건 네가 먹고 나는 이쁘게 구워줬었지. 근데… 이제 태워도 먹어줄 네가 없다.]
[제이크에게.
안녕. 제이크. 보고 싶어.]
[제이크에게.]
[안녕? 잘 지내고 있어? 오늘… 날 기억하지 못하는 네가, 너처럼 소다를 가져다줬어. 더 이상 거기 있기 힘들어서 나왔어. 제이크. 보고 싶어. 날 기억하는 제이크가 보고 싶어.]
[안녕, 제이크. 이제 마지막 편지야.
잘 지냈어? 나는 향해를 나갔다 왔어.
내 파트너는 너도 인정했잖아. 비행 실력이 끝내준다고 말이야.
…
이제, 나도 연애를 해보려고 해. 그동안 고마웠어.]
제이크는 로버트의 서랍 안에 편지를 모두 읽었다. 편지 속 제이크는 자신이었다. 제이크는 털썩 침대에 앉아 손에 들린 편지들에 혼란스러웠다. 로버트에게 가끔 느꼈던 그 눈빛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온몸을 휘감는 질투심도, 자신보다 먼저 로버트를 알고 로버트를 길들였을 이 제이크에게 질투가 났다. 젠장. 죽은 자신에게 하는 질투라니. 제이크는 편지들을 모두 접어 서랍 안에 넣었다. 지금은 자신이다. 로버트를 쟁취한 건 죽은 제이크 세러신이 아닌 지금 나. 제이크 세러신이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 눈을 떴다.
제이크! 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로버트에게 입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제 어깨 뒤로 팔을 둘러 키스를 받아주는 로버트가 사랑스러웠다. 둥근 코끝을 깨물고 웃었다. 밥은? 하고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제이크는 로버트에게 밥 아니면 나? 하고 장난을 쳤고 로버트는 제이크의 어깨를 치며 웃었다. 서류봉투를 확인하고 로버트는 제이크를 돌아보았다.
“빨리 끝내면 시간 내에 갈 수 있어.”
제이크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고는 로버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지금 로버트를 만지고 그를 품을 수 있는 건 나다. 명백한 승리의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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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시점도 보고 싶어서
그럼에도 자주 마주치려고 노력했다. 로버트의 파트너인 존을 질투하기도 했지만, 그는 실력이 좋은 파일럿이었다. 그건 인정. 함께 훈련을 받았기에 제이크 세러신은 존 글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그와 함께 웃으며 걸어가는 로버트를 보니 마음이 뻐근했다. 깊은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었다. 존의 말에 웃으며 걸어가는 그 얼굴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서있었다.
[로버트으~ 좋은 녀석이라니까!]
팬보이는 로버트에게 소개팅을 주선하겠다고 말했다. ‘너도 좋은 사람 만나야지!’ 술에 취해서 옆에서 계속해서 로버트에게 말을 걸고 있는 팬보이에게 제이크는 말을 했다.
“싫다는 애 붙잡고 뭐 하는 거야. 빡빡이. 코요테!”
술에 취한 팬보이를 넘기고 로버트의 빈 소다 잔을 빼들고 소다가 가득 든 잔을 손에 들려주었다. 로버트를 보고 찡긋 웃고는 제이크는 당구대로 몸을 돌렸다. 한참 나인볼을 하던 제이크는 고개를 들어 로버트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가 앉아있던 자리는 비었고 줄어들지 않은 소다 잔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제이크는 펍을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디에서도 로버트는 보이지 않았다.
약속이 있었다. 오랫동안 배를 탔었기에 제이크는 친구들을 만날 생각으로 주차장을 향했다. 푸른 셔츠와 블랙진, 운동화 깔끔한 차림에 심지어 로버트는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말끔하게 정리된 머리는 부드럽게 흐트러져 로버트를 더 어려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베이비?”
“어? 안녕 행맨.”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로버트를 마주한 제이크는 장난끼 어린 미소를 지으며 로버트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렇게 꾸미고 어디 가?”
“어… 괜찮아 보여?”
로버트가 팔을 벌려 한 바퀴 돌았다.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를 보며 살짝 미간을 좁혔지만 그가 쓴 선글라스에 가려져 그의 눈빛은 로버트가 알지 못했다.
“미키… 팬보이가 소개팅해준다고 해서.”
로버트는 제이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한테 괜찮아 보인다니 다행이다. 하고 웃으는 로버트에게 제이크는 한 발자국 다가갔다.
“소개팅?”
“응. 연애 좀 해보려고.”
“베이비, 다 컸네.”
로버트가 코를 찡긋 거리며 웃었다. 그 미소마저 사랑스러웠다.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 로버트는 먼저 갈게. 하고 손을 흔들었다. 한참을 제이크는 로버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다.
“빌어먹을.”
제이크는 팬보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결에 받는 그에게 제이크는 낮은 목소리로 그를 협박과 회유. 그리고 협상을 이어갔다. 약속 장소를 알아내고, 상대방에게 소개팅 취소를 알린 문자를 보내게 하고 그 답변을 한 캡처 사진까지 받아냈다. 제이크는 차에 오르며 거울을 한번 보고, 시동을 켰다.
“행맨? 여기는 어쩐 일이야?”
“그 연애는 나랑 해볼 생각 없어?”
이 말을 그렇게 하고싶었다. 제이크 세러신은 이 시랑스러운 로버트 플로이드에게.
“미키가 장난이 심하다.”
로버트는 핸드폰을 꺼내들자,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의 핸드폰을 빼앗아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로버트에 제이크는 몸을 일으켜 로버트의 얼굴을 붙잡아 입을 맞췄다. 놀라 입을 가린 로버트가 몸을 뒤로 물렸다. 제이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로버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이크 세러신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이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 거짓말.”
제이크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로버트의 책과 가방을 챙겨들었다. 그리고 로버트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거짓말 아니야. 베이비. 나랑 연애하자.”
연애는 쉬웠다. 연인은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가끔 자신을 보는 로버트가 마치 자신을 다른 사람을 보는 눈빛을 할 때면 궁금해졌다. 그러나 그 생각은 금방 휘발되었다. 몇 주 만에 만나 로버트를 밤새 괴롭힌 제이크는 로버트의 아침을 차려주고 입을 맞췄다. 눈을 감고 따라오는 로버트가 사랑스러워 제이크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아침을 먹이고 출근을 시킨 제이크는 비번이었고, 로버트의 관사에 누워 로버트가 보던 책을 읽었다.
‘제이크, 책상 위에 서류봉투 없어?’
걸려온 전화에 제이크는 서류를 찾아 책상을 이리저리 살폈다. 서랍도 열어보고… Jake. 둥근 글씨체로 적힌 자신의 이름이 적힌 편지들이 가득 찬 서랍을 보다가 제이크? 하는 목소리에 제이크는 봉투를 찾았다. 다행이다. 하며 안심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가져다줄까? 묻는 물음에 아니야. 하고 답변이 돌아왔다. 점심시간에 찾으러 온다는 말에 전화가 끊어졌다.
제이크는 서랍속 편지를 꺼내 들었다.
[제이크에게.
보고 싶다. 제이크.
정말 보고 싶어. 네 따뜻한 품이 그립고, 날 보며 웃어주던 그 미소도 그리워.
네가 자주 해주던 팬케이크 있잖아. 쉬워 보여서 해봤는데 어려웠어. 다 망쳐버렸지 뭐야. 너는 어떻게 그걸 그렇게 쉽게 만들어줬어? 그것도 매일 아침마다! 오늘 내가 만든 팬케이크를 보면 넌 맛있다고 해줬겠지. 내가 밤에 너무 먹고 싶어서 몰래 만들다 태운 건 네가 먹고 나는 이쁘게 구워줬었지. 근데… 이제 태워도 먹어줄 네가 없다.]
[제이크에게.
안녕. 제이크. 보고 싶어.]
[제이크에게.]
[안녕? 잘 지내고 있어? 오늘… 날 기억하지 못하는 네가, 너처럼 소다를 가져다줬어. 더 이상 거기 있기 힘들어서 나왔어. 제이크. 보고 싶어. 날 기억하는 제이크가 보고 싶어.]
[안녕, 제이크. 이제 마지막 편지야.
잘 지냈어? 나는 향해를 나갔다 왔어.
내 파트너는 너도 인정했잖아. 비행 실력이 끝내준다고 말이야.
…
이제, 나도 연애를 해보려고 해. 그동안 고마웠어.]
제이크는 로버트의 서랍 안에 편지를 모두 읽었다. 편지 속 제이크는 자신이었다. 제이크는 털썩 침대에 앉아 손에 들린 편지들에 혼란스러웠다. 로버트에게 가끔 느꼈던 그 눈빛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온몸을 휘감는 질투심도, 자신보다 먼저 로버트를 알고 로버트를 길들였을 이 제이크에게 질투가 났다. 젠장. 죽은 자신에게 하는 질투라니. 제이크는 편지들을 모두 접어 서랍 안에 넣었다. 지금은 자신이다. 로버트를 쟁취한 건 죽은 제이크 세러신이 아닌 지금 나. 제이크 세러신이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 눈을 떴다.
제이크! 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로버트에게 입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제 어깨 뒤로 팔을 둘러 키스를 받아주는 로버트가 사랑스러웠다. 둥근 코끝을 깨물고 웃었다. 밥은? 하고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제이크는 로버트에게 밥 아니면 나? 하고 장난을 쳤고 로버트는 제이크의 어깨를 치며 웃었다. 서류봉투를 확인하고 로버트는 제이크를 돌아보았다.
“빨리 끝내면 시간 내에 갈 수 있어.”
제이크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고는 로버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지금 로버트를 만지고 그를 품을 수 있는 건 나다. 명백한 승리의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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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시점도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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