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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이라곤 1도 없던 스티브랑 토니가 만나게 되는거 보고싶다. 토니는 사실 이런거에 별 생각도 없지만 스타크 인더스트리 회장이라서 결혼・커플 매니지 회사에 특별관리하는 VVIP로 등록되어있고, 스팁도 이런 사이트를 이용해서 사람 만나는게 별로 달갑지 않지만 친구나 아는 사람이 서비스는 이용안해도 되니까 가입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해서 가입만 해뒀겠지.





그런데 어느날 스팁에게 문자가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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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로저스님의 인연이 기다립니다. 만나보시겠습니까?’


연락이 올 줄 몰랐던 스팁은 어리둥절했음. 아무래도 잘못된것 같아서 연락했더니 친구는 기왕 이렇게 된거 돈 내는것도 아니니 체험하는 셈 치고 나가보라는 소리나 하고. 영업용 문구는 만나러 가지 않으면 기다리는 사람이 실망할수도 있다는 마음의 짐을 얹어주고. 결국,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얼떨결에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를 만나러 가게 되는거지.


약속 날, 데이트 장소에 나간 스티브는 이 상황을 의심했음.
약속시간이 지났는데 그럴듯한 상대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거든.
연락도 없고, 약속 장소에 나오지조차 않다니. 스티브의 상식으론 이해 할 수없었음. 혹시 중간에 뭐가 잘못됐나?
주변에 나와있는 사람이라곤 아까부터 계속 서있던 사람 뿐이었음.
이 사람이 기다리던 상대일 확률? 당연히 0%지. 이상형에 아담하고 눈이 예쁜 브루넷이라고 적긴 했지만 남자라고 쓴 적은 없었으니까. 다만, 옷차림이나 주변을 흘끗거리는 걸로 봐선 이 사람도 누굴 기다리는것 같아서 말을 걸었어. 지금 눈도 마주쳤는데 그냥 서있기 어색하기도 하고. 그쪽도 누굴 기다리냐고.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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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가 찾던 금발 미인이라고?”

VVIP라며? 잊지 못할 사람을 찾았다길래 억지로 등 떠밀려 나왔는데, 이게 맞는건가?
토니는 선글라스를 벗고 아까부터 계속 자신을 쳐다보던 남자를 쳐다보겠지. 흘끗 볼때도 느꼈지만 확실히 제출해 둔 조건의 미인이긴 했음. 일정을 순순히 변경하기에는 아직 하루가 길었음. 토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겠지. 남자가 나올거라곤 전혀 생각을 못해서 황당하긴 하지만, 애초에 누굴 진지하게 만날 생각으로 나온 것도 아니고. 어쩌면 그냥 오늘 하루 편하게 보내기엔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음.


“나도 2년만에 얻은 휴일인데 이대로 다시 잡혀가긴 싫거든. 당신도 바람맞고 돌아가긴 싫을거고. 어때?”

나랑 데이트 하자.
왜 결론이 이렇게 나는걸까, 라는 의문이 스티브 안에서 의미 없는 메아리로 돌아왔음. 지금 순간 스티브의 머리보다 입이 빨랐거든. 뭐에 홀린건지 스티브는 생각하기도 전에 저도 모르게 ok해버렸음. 너무 빨리 대답해서 이상하게 보인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음. 그런거 아닌데. 그냥 no라고 말하면 안될 것같아서 그런것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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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말이 잘 통하네. 아, 코스는 내가 준비해왔어. 당신은 따라오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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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꼭 데이트 코스여야만 합니까?”

물론.
토니는 스티브를 차에 태우고 시동을 걸었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만 내가 지금 선택할 수있는게 이것 뿐이거든.”



안그러면 페퍼가 날 가만두지 않을거야.






*





토니가 데려간 곳은 스티브도 들어본 적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었음. 유명세 대로 눈을 돌리면 간간히 셀럽들도 보이고 자신들처럼 데이트 하러온 연인들도 보였음. 그렇다고 우리가 연인이란건 아니고. 음악부터 조명까지 더할나위 없이 세련되고 로맨틱했음. 하다못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그리팅 카드까지. 이래서 유명한거였어. 이런 곳에서 데이트하면 사랑에 안빠질래야 안빠질 수가 없을 것같군. 토니가 추천한 화이트 트러플을 곁들인 스테이크를 앞에 두고 굳은 표정으로 스티브는 생각하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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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왜그래? 남자끼리 이런 곳에서 식사하는거 처음이야?”
“이런 곳에서 비싼 식사를 대접받는건 처음이군요. 이름도 모르는 사람한테.”

“만나자마자 뉴욕에서 가장 비싼 데이트 스팟에 데려와서 오너셰프에게 전용메뉴를 주문시킬 수있는 사람이 흔하진 않지.”

“제 말은 당신 이름을 알고싶단 이야기입니다만,”
“자비스 아빠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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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유부남이었다니…!
스티브의 움직임이 순간 멈추고 표정이 (토니가 보기에)더더욱 험악해졌음. 설마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일줄은 몰랐으니까. 생각해보면 화려한 외모에 재력까지 갖춘 사람인데 아직 데려간 사람이 없다면 그건 그것대로 말이 안되긴 했음. 그래도 유부남일줄은… 싱글대디인가? 스티브는 갑자기 하늘이 무너진 것같은 기분을 느끼겠지. 자신이 왜 그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지까지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음.


토니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스티브의 표정에 웃음을 띠며 달콤한 와인을 들이켰음. 잘생긴 얼굴로 저런 표정은 너무 아까운데. 고민하는 표정이 훨씬 섹시할텐데. 속으론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스티브의 기분을 전환시켜줄 다음 코스를 떠올리고 있었어. 그 전에 표정부터 풀어줄 말도 잊지 않고.


“너무 길면 줄여서 에디라고 불러.”





*





그래서 식사를 마치면 지금 앉아있는 곳은 분위기 좋은 노천 카페인데. 목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여전히 스티브의 표정이 별로인거야. 당연하지. 토니에게 이미 반려자가 있다는(혹은 있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충격이었으니까. 그런 사실은 알 리 없는 토니는 스티브의 얼굴을 감상하며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음. 식사가 별로였나? 아니면 지금 마시는 커피가 문제인가? 밖으로 나왔는데 왜 아까보다 더 조용한거야. 인 도어 파인가? 몸은 빵빵한데…


“아직도 부담돼? 내가 다른 건 먹기 싫어서 사는거야. 당신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제가 신경쓰는건,”
“……?”

“……제가 누군지는 안물어보는군요.”


지금 가장 신경쓰이는 건 따로 있었지만, 자신이 꺼내기엔 부적절한 것같았음. 대신 스티브는 에둘러 자신을 어필했음. 어쩌면 지금 상황에선 더 중요한거였지.



토니는 잠시 생각했어. 안 궁금할 리가. 휴가만큼은 항상 멀리서 혼자 보내거나 랩실에 쳐박혀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도 토니는 이 완벽한 몸매의 금발미인과 함께 하는 반짝 휴가가 나쁘지 않았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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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만나는거잖아.”
“당신 말에 따르면 데이트죠.”

“물어보면 알려줄거야?”
“그게 당신 데이트 상대로서 오늘 제 역할입니다, 에디.”

“좋아. 그럼 이 다음은 당신이 좋아하는 곳으로 데려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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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중요한건 안 물어보면서 자신에 대해선 궁금해 하는 에디에게 그러겠다고 웃으며 약속하겠지. 사실 속은 좀 쓰렸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





토니의 부탁대로 스티브가 데려 간 곳은 미술관이었음. 이런 곳에 데려올 줄은 몰랐는데. 처음엔 저와 별다른 대화 없이도 적당히 분위기 낼 수있는 그럴듯한 곳으로 데려온 줄 알았는데, 같이 미술관을 돌며 알게되겠지. 이 사람은 그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좋아하는 것을 마주할때 느껴지는 흥분과 설레임은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니까.
한 시간 전까지 절 보던 심각한 얼굴은 어딜가고 눈빛과 표정도 살아나 있었음. 원래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라고 눈길이 갈 정도로.
토니도 자기 컬렉션이 있을 정도는 미술에 관심있는데, 이야기도 잘 통했겠지. 심지어 작품이나 미술사에 대한 조예는 스티브가 더 깊어서 이런 의외의 부분에서 가까워질 것같다. 그러다 조각상을 보러갔는데,


“이건 아폴론이라는데? 당신 몸매랑 똑같이 생겼네. 어떻게 생각해, 도리토?”

나도 휴가 끝나면 집에 조각이나 들여볼까. 옆에 신전도 좀 세우고. 토니가 이런 농담이나 하고 있는데,


“스티브 입니다. 스티브 로저스.”

그제야 스티브의 이름을 알게 되겠지. 그리고 몸이 좋아서 체육이나 모델같이 몸쓰는 전공인줄 알았더니 의외로 미술 전공이란 것도 알게 됐음. 어쩐지 제 이름을 알려주던 스티브의 휘어진 눈매도 유난히 섬세하고 부드러워 보이더라고 토니는 생각했어.


관람을 마치면 바로 옆 공원에서 조금전 봤던 작품들 이야기를 하며 한적해진 공원을 걷다가 아이스크림 트럭도 발견해서 하나씩 손에 들고 벤치에 앉겠지.


“이것도 당신 취향이야?”
“여기서 아침마다 조깅 하는게 취향이죠.”
“그림 그린다며. 말만 들었는데도 피곤하네.”

토니는 최근 격무로 얼마 못잤는데 작품 감상까지 마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앉아있다보니 그제야 피로가 몰려왔음.


“당신 어깨좀 쓸게.”

내가 내서 미안하다며. 5분만 쓸게.
말 끝나자마자 토니가 스티브에게 기대서 눈을 붙이겠지. 어깨는 어디다 쓰나 했더니. 스티브는 허, 하고 웃음이 나왔음. 일부러인지 자기 이야기는 잘 하지도 않으면서, 오늘 처음보는 상대한테 기대서 잠은 잘자네. 가드가 높은듯 하면서 묘하게 낮은게 허를 찔린 것 같으면서도 아무한테나 이러나 걱정도 되고.
사실 에디한테 이것저것 묻고싶었는데, 자는 걸 가만보니 선글라스 썼는데도 너무 피곤해 보이는게 안쓰럽기도하고.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만 살살 쓸어넘겨보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저도 모르게 머리에 가만히 입술 누르겠지. 에디가 깨지않아 다행이었음. 추울 것같아서 쟈켓도 덮어주고 자는거 한참 지켜봐주다 에디가 일어나면 아쉽지만 타워 근처까지 데려다주겠지. 인사를 나누고 악수도 하고 헤어지기전에,


“그래도 데이트 상대 연락처는 받아가야 체면이 서지 않겠어? 이쪽으로 연락해.”

토니가 명함을 주니 스팁은 메모지에 자필로 적어줬음. 토니는 요즘 시대에 웬 종이냐고 생각했음. 그래서 로맨틱한건가?



…는 무슨. 마음 놓고 눈 붙이라더니? 내가 눈뜨면 어쩌려고 그런거야? 사실 스티브가 갑자기 뽀뽀해서 모르는 척 눈감은 채였던건데. 근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좀 설레서 연락할지 재고 있겠지.

그리고 스티브는 명함 받고 알았을거야. 오늘 하루종일 데이트 했던 사람이 토니 스타크였다는걸.
아니, 에디라더니? 유부남이라며?? 그럼 자비스는 누구야, 애인인가??
집에가서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가슴 졸였는데 허탈하긴 했지만 오늘 하루가 썩 나쁘진 않았음. 어떻게 보면 다행이었고. 근데 자기가 연락하기엔 너무 먼 상대같아서 그냥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잊고지내기로 할 것같다.





그리고 데이트 다음날, 서버에 오류났던 걸 뒤늦게 알아채고 회사는 난리가 나는데…
토니한테 연락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데

“남자를 소개시켜줄줄은 몰랐지만 색다른 경험이 됐군요. 요즘 자극적인게 필요했는데. 앞으로 정식으로 서비스 런칭 하는게 어때요? 사람 고르는 솜씨가 좋던데.”

토니가 이런 소리나 해서(놀랍게도 진담임) 담당 매니저, 임원들 쩔쩔매겠지. 스티브에게도 사과 연락이 오고 대신 한 번 더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 거절했어. 데이트는 즐거웠다고 하면서.



스티브는 그렇게 자신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손 풀겸 평소처럼 스케치북에 그때그때 생각 나는 것들을 그릴때마다 펜 끝에서 나오던게 토니였겠지. 옆모습이나 자던 모습 같은거. 스스로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그렇다고 그려놓은걸 버리진 못하고 있을거야.

그렇게 정확히 일주일 뒤, 토니에게서 연락이 왔어. 사실 토니는 스티브한테 연락오길 내심 기다렸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서 좀 자존심 상했겠지ㅋㅋ 남녀 안가리고 연락해달라고 토니에게 자기 번호를 쥐어주는 사람은 많았어도 (물론 해피가 바로 다 처리함), 토니한테 직접 번호를 받은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는데. 나한테 뽀뽀까지 해놓고서! 애프터는 커녕, 진짜로 잘 들어갔냐는 문자 한 통 안하다니. 결국 승질나고 기다리다 못해 스티브에게 문자를 보냈음.



[○○에서 만나. ○○일 시간은 ○시 T.S]


너무 당당한 태도에 스티브는 웃음만 나왔음. 그리고 약속날 다시 만나기로 한 곳에 나갔더니, 오늘도 휴일이래.(=나 안보고 싶었어?) 혼자 다니려니 제약이 많아서 불렀다나? 이렇게 차려입고 눈에 안띄는게 이상하지. 토니의 말도 안되는 핑계에 속으로는 웃음이 터졌지만 스팁은 꾹 참고 그렇군요 했음. 순순히 토니 따라다녀주면서 같이 보내겠지. 휴일이니까.
토니는 먼저 들려야 할 곳이 있다면서 명품샵 데려가서 스티브 옷부터 새로 맞춰서 입히겠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루밍 시키고 데이트 하다 중간에 지친 토니가 앉아서 쉬고있으면, 잠깐 사라진 스티브가 꽃다발 사왔으면 좋겠다.


“뭐야, 사귀지도 않는데 이런걸 주는거야?”
“사귀지는 않지만 이런 수트를 주는 사람처럼요. 좋은 핑계죠.”


나랑 사귈것도 아니면서.
하면서 투덜거리는데, 사실 온갖 플러팅 특별한 이벤트 다 받아봤지만 의외로 이런 클래식한 이벤트에 약해서, 클래식하게 수트 입고 꽃다발 건네는 스티브한테 제대로 빠졌으면.


그리고 둘이 이 날 헤어지기 전에 가로등 밑에서 첫키스하고 연애시작함.




근데 서로 녹록치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토니는 있지도 않은 수 읽으려다가 꼬이고, 스티브는 평범하지 않은 연인 때문에 우당탕 크고 작은 사고와 해프닝이 끊이지 않는 로코같은 연애 했으면 참 좋겠다.






-나중에 토니 말대로 서비스 오픈했는데 진짜로 반응 좋아서 회원수 늘고 토니 VVVIP 됨. 그리고 승급 메일 받자마자 스티브가 그런건 이제 필요 없을텐데? 라며 영구 탈퇴시킴.

-토니가 데이트 코스를 선택해야만 했던 이유는 페퍼가 딴 짓하고 도망칠 생각말고 데이트만 하라고 직접 짜준 데이트 코스여서. 도망치면 기다리는 건 지옥의 스케쥴과 가기 싫은 해외출장뿐.




재업미안ㅠ
의식의 흐름대로라 급전개ㅁㅇ 별 내용도 없는데 쓸데없이 길어졌네… 대충 이런 느낌으로 사고로 만났다가 서로 말려들어서 연애시작하는 스토니 로코가 보고싶다. 스토니 진짜 보고싶다



스토니 스팁토니 재업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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