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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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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뻔한게 맛있고 그런거 아닌가유
가슴이 빵빵하고 빡친 마르코짤을 주웠으니 클리쉐범벅으로 보고싶은건

개썅마웨 토미 엉뚱하고 굼뜬 탓에 학교다니는 내내 따돌림 받는 라이프 사는 중임. 전학생 마르코의 등장으로 학교가 시끌했지만 그것도 남일.. 음악실은 밴드부 애들 무서워서 못가고 학교 외진곳 체육창고 구석같은곳에서 혼자 헤드폰쓰고 음악듣는게 낙임.

톰은 몰랐겠지만 마르코는 톰을 오며가며 자주봤어. 훈련끝나고 나올때마다 하필 톰의 아지트가 딱 보이는거지. 창문에서 내려다보이는 공터에 새싹머리 뿅 솟은 병아리 같은애가 헤드폰 쓰고 히히 혼자 웃고있으니 시선이 가겠지. 가끔 그지같은(ㅠ) 낡은기타 치고있거나 꼬물꼬물 가사 끄적대고있는 모습, 락스타 흉내내는 모습 다봄.
첨엔 그냥 못본척했는데 자주 보다보니 정들고 귀여워서 없으면 섭섭할정도. 쿡쿡 웃기도하고 가끔 심란한 얼굴로 멍때리는 모습에 걱정스럽기도 하고..

근데 어느날은 비가 내리는데도 몸 웅크리고 앉아있는거야. 좀 궁금해진 마르코가 용기내서 슬쩍 1층으로 내려가보는데 가까스로 비를 피할정도의 지붕 아래서 멍하니 손목 긋고있던 토미 발견하고 저도모르게 달려가서 잡아채겠지. 뭐하는짓이야! 소리치는데 토미는 갑자기 나타난 마르코에 놀라서 벙찌고.
마르코는 제가 떨어트린 면도날이랑 톰 상처 보고 인상찡그리고 있다가 퍼뜩 제가 톰 손목 잡고있다는거 깨닫고 놓아주겠지. 톰한테는 갑자기 모르는 애가 나타나서 참견한 거니까 횡설수설 설명하고.

" 아, 놀..놀랐으면 미안. 난 마르코야. 위에서 보고있었는데- 그러니까.. 내가 여길 자주 지나다녀서 널 쭉 봐왔거든. 음..그것도 미안. "

뭐가 그렇게 미안한건지 자꾸만 미안하다며 잘생긴얼굴에 시무룩한 표정을 띄우고 마구 말을 쏟아내던 마르코는 조심스럽게 톰의 팔을 잡았어.

" 그건..왜 그러는거야? 아프잖아. 같이 양호실 갈래? "

그제야 부끄러움에 얼굴 홧 달아오른 톰 도망치듯 그 자리 벗어나겠지. 마르코는 허망하게 서서 톰 뒷모습 바라보고. 그 뒤로 아지트에 톰 안보여서 아는척 한거 후회했겠지.

그 뒤로 종종 낮시간에도 톰 모습을 찾는 마르코. 자기가 보아온 모습이랑 다르게 조용하고 어두운 모습에 마음이 안좋을거야. 톰은 톰대로 자기가 그동안 뻘짓한것들 다 들킨것같아서 더더욱 마르코 눈에 안띄게 피해다니겠지. 근데 톰네 엄마가 다니는 교회에 마르코 나타나는거. 가족들이 이사오고나서 교회는 처음으로 온거라 마르코는 단정하고 좋은 옷입고 예의바르게 웃으며 환하게 인사하겠지. 토미네 엄마가 우리 아들이랑 같은 학교 다니네! 친하게 지내라며 등을 떠미는데 쥐구멍으로 숨고만 싶음.

토미는 눈도 잘 못마주치는데 마르코는 그 크고 아름다운 미소를 활짝 지으면서 -반가워 톰. 인사하는거야. 아무것도 못봤다는듯이, 아주 다정하게.

주말에 교회에 나오는 톰 또래 애들은 드무니까 학교애들 눈치 안보고 친해질 기회가 생기겠지. 다른 애들이 없을땐 톰도 좀 편안하고, 마르코는 아무것도 묻지않고 그저 자기가 놀라게했으면 미안하다고 언급했을뿐 예전일은 꺼내지않고 그저 친구로서 친해지겠지. 뚱하니 진지한 얼굴로 엉뚱한짓하는 토미가 마르코에겐 웃음버튼이라 늘 토미곁에서 마르코는 꿀떨어지는 눈으로 웃고있어.
선하고 다정한 마르코에 조금씩 토미도 조금씩 마음열어가겠지.

학교에서도 가끔 같이 도서관에서 시간보내거나 점심을 먹을때도 있겠지. 톰이 주로 구름같이 사람들을 몰고다니는 마르코가 부담스러워 피하곤했지만.

아무래도 특이한 조합이 눈길을 끌고 한참 미성숙할 나이의 학교애들 사이에선 이런저런 말들이 돌거야. 마르코는 대체 쟬 왜 그렇게 챙기는거야? 쟤네 엄마가 다니는 교회에서 알게됐다나봐. 마르코 친구들은 저 음침한 애한테 마르코가 아깝다며 수군거리고 깔보겠지.

마르코는 제가 한동안 잠잠하던 토미를 향한 괴롭힘에 불을 붙인줄도 모르고 있었어. 그저 토미랑 친해진게 행복했겠지.



마르코의 생일전날 파티에 톰이 간건 순전히 마르코를 위해서였어. 그저 선물만 전해주고 조용히 있다가 핑계를 대고 빠져나올 심산이었지. 학교애들을 보는게 껄끄럽고 불편했지만 꾹 참고 음악소리가 크고 사람으로 북적이는 마르코의 집안으로 들어섰어. 그럭저럭 어울려주는 마르코의 친구들에 나름 버틸만 했겠지.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톰을 골려주려고 독한술을 억지로 많이 마시게했을거야. 마르코 앞이니까 교묘하게 친절한척 장난인척 눈속임을 했겠지.

마르코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톰은 완전히 취해있을거야. 마르코의 친구들은 깔깔거리며 토미를 놀리거나 사진을 찍어댔어. 마르코는 한참 재밌는데 왜그러냐는 짖궂은 친구들을 피해 톰을 데리고 뒤뜰로 나오겠지. 차가운 밤바람에 조금 정신이 든 토미가 웅얼거렸어. 여기선 좀 덜들리지만 집안에선 여전히 시끄러운 음악과 떠드는소리가 흘러나오고, 가까이앉은 마르코에게서 익숙한 향기가 났어. 분명 콜라만 마시고있었는데.. 변명처럼 중얼거린 톰이 두손에 얼굴을 묻었어. 생일 주인공이 안들어가고 뭐해.

" 미안해. 네 생일인데 나 때문에 놀지도못하고.."

" 실컷 놀았는데 뭐. 난 너랑 있는게 더 좋은걸. "

"엄청 추태부렸잖아. "

" 어엄청 귀여웠는데. "

"..자꾸 귀엽다고 하지마. "

귀여운걸 귀엽다 하지 뭐라고해. 톰의 말랑한 볼을 꼬집은 마르코가 킥킥 웃었어. 다시 새빨개진 톰의 얼굴이 걱정되어 물이라도 가져올까, 일어서는 마르코의 손목을 잡아왔어. 가지마.

"진짜 귀여운짓만 골라하네 톰히스."

쿡쿡 웃으며 다시 앉은 마르코에게 몸 툭 기댄 토미.
처음 먹어본 술기운으로 빙빙도는 눈앞을 진정시키려 한참 눈감고있으면 마르코는 토미 얼굴 내려다보며 저도모르게 침 꼴깍 삼키겠지. 예쁜 속눈썹. 발개진 볼. 통통한 입술. 찬찬히 뜯어보며 제게 기댄곳이 간질거리고 왠지 긴장이되는것같아. 나도 취했나 열이 좀 오르는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톰 손목시계 12시된거 보고 "..나 생일이야." 나즈막히 말하겠지. 토미가 감은 눈을 부스스 뜨고 마르코의 눈을 바라보겠지. 생일축하해 마르코.

그리고.. 토미의 입술이 닿았어. 놀라 크게 떠졌던 마르코의 눈이 다시 감기고, 부드럽게 몇 번 더 키스하다 입술이 촉,하고 떨어져.

" 선물. "

그리고 까무룩 잠들어버리는 토미. 마르코 미친듯이 쿵쾅거리며 뛰는 심장으로 멍하니 앉아있다가, 곯아떨어진 토미의 태평한 얼굴한번 다시보다가, 푸흐흐 웃음터지고..
토미 안아들고 올라가 자기방에 소중히 뉘인다음 이마에 쪽 키스해주고 다시 내려가서 파티 대충 정리하겠지.


다음날 아침 깨자마자 난 엄마한테 죽었다며 사색이된 토미를 안심시키고 이미 아주머니께 전화로 설명드렸다는말에 후아 안도의 한숨쉬는 토미.
갑작스런 슬립오버였지만 토미네 엄마가 무한신뢰중인 마르코의 말이라면뭐.

두사람의 첫키스를 토미는 어렴풋이 기억했지만 마르코에겐 또렷이 남아있었어. 씻고나와 헐렁한 제 옷을 입고 제가 끓여준 차를 어색하게 마시고 있는 토미를 보며 자꾸만 웃음이 실실 나올거야. 마르코가 떨리는 마음으로 어제가 기억나냐고 물으면 켁 사레들려서 기침하는 토미. 서서히 떠오르는 흐릿한 기억에 혼란스러운 얼굴하고있으면

" 기억 안나면 다시 하지 뭐. "

마르코가 토미 얼굴 붙잡고 쪽 키스한걸로 두사람의 연애는 시작이었겠지.


톰은 마르코와의 연애가 실감이 안났어. 두렵기도했고. 그저 짝사랑정도에 그칠줄알았는데 그 마르코가 저를 좋아한다는것도 믿기 어려웠고. 함정에 빠진거나 다름없던 파티에서의 일이 이런 결과를 나을줄도 몰랐고. 하지만 마르코랑 있으면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조금씩 다가오는 위험신호들을 무시해버렸지. 학교애들에겐 비밀로하잔 토미의 고집에 마르코도 어쩔수없이 고갤 끄덕였어. 그러니 토미만 괜찮으면 모든게 괜찮은거야. 졸업할때까지만 무사히 참으면 된다고. 그럼 된다고..



사건이 기어이 터지고야 만건 복도를 우연히 지나가던 한 불리가 웃고있는 톰의 모습을 보면서 시작됐지. 뭘 그렇게 히죽거리냐며 톰의 핸드폰을 낚아챈 놈이 핸드폰 배경화면에 마르코의 사진을 발견하면서. 너 마르코 스토커야? 으. 하여간 변태새끼.

어쩌면 마르코를 불러 한번 말이라도 했다면. 그냥 둘의관계를 밝히기라도 했다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 마르코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기꺼이 모두에게 당당히 말했을텐데. 톰은 입이 딱붙어 아무말도 못했어.

소문이 돌며 톰을 향한 괴롭힘은 더더욱 심해졌어. 마르코가 대회준비로 바빠 학교에 잘나오지않던 시기라 상황은 일사천리로 악화됐지. 톰은 한순간에 마르코를 스토킹하는 징그럽고 음침한 사람이 되어있었어. 사실 그건 그냥 그동안 눈엣가시같던 토미를 괴롭힐 구실이 필요했던거야.

벽에 몰아 세워져 부딪힌 얼굴은 얼얼하고..멱살이 잡혀 튿어진 셔츠 단추가 바닥을 구르고 안경은 어디론가 날아갔는지 시야는 흐릿해.

토미 배빵당하고 아파서 주저앉아있는데 무슨 영화처럼 마르코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흩어지겠지.

토미, 다급하게 저를 감싸는 마르코의 체온과 넓고 따듯한 품이 느껴지자 왈칵 울음이 터졌어.

마르코가 쟤네 뭐냐고. 너 여태 이렇게 괴롭힌거냐고 왜 말안했냐고 묻는데
비릿한 피맛이나는 입술을 달싹이며 고갤 저은 톰이 난 원래 그런애였다고 너랑 어울리지않는 애라고 울먹일거야. 끓는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할말을 잃은 마르코. 여태 눈치채지못한 제 스스로한테도 화가나서 미치겠고 토미 다친것도, 그게 익숙해보이는것도 속이 타.
톰의 먹구름낀 모습이 더이상 제 앞에서 안보일뿐 사라진게 아니었는데 그저 안일하고 무지했던게 후회가돼.





아우 뭐가 이렇게 길어졌냐 더쓰고싶은데 손목이 존나아프다 하여튼 마르코톰 짤케미부터가 너무 맛도리라 클래식한 전개가 너무 잘어울린다고ㅠ

테잨닉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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