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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14:30
“아니다. 톰 미첼-카잔스키. 어때? 꽤 근사하지 않아?”

매버릭이 나란히 누워서 씨익 웃으며 하는 말에 아이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미첼-카잔스키? 왜 네 이름이 먼저인데?”

아이스가 장난스럽게 물어보자, 피트는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카잔스키-미첼? 그것도 괜찮을지도. 근데 사람들이 짧은 이름이 앞에 와야지 더 예쁘다고 했는데.”

아이스는 또 진지하게 그걸 생각하는 매버릭을 보고 웃으며 그의 코를 콕 눌렀다.

“그걸 또 진지하게 고민하냐? 난 상관없어. 너의 성이 있기만 하면. 미첼-카잔스키든 카잔스키-미첼이든. 네가 원한다면 그냥 미첼이어도.”

아이스의 회안이 매버릭의 눈에 비쳤고, 그 순간 햇빛이 비쳐 아이스의 마치 눈은 빛나는 것 같았다.

아이스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난 그냥 우리가 동료들 앞에서 당당하게,”

그는 살며시 매버릭의 손을 잡아 손깍지를 끼었다.

“우리가 결혼했다고, 사랑하는 사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야.”

톰은 피트와 눈을 마주쳤고, 살풋이 웃었다.

“그리고 너를, 상상도 못할만큼 사랑한다고.”

피트는 톰이 무슨 말을 하는 지를 알고 있었다. 그가 원한다면 미첼의 성을 온전히 갖겠다는 건, 피트가 원한다면 한순간에 자신의 집안을 버릴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톰은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너는, 피트? 너도 그러고 싶지 않아?”

피트는 괜스레 먹먹해지는 듯한 마음에 침을 꿀꺽 삼켰다.

“어. 어. 나도 그러고 싶어. 나도 그러고 싶은데 …”

난 뭐라고 했더라?

사랑한다고 했던가?

아니면 우리는 아직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아니다, 너의 성을 버리기에는 이르지 않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를 생각해서 득이 되는 건 없었다.

결국, 너는 이제 내 곁에 없잖아.

피트 ‘매버릭’ 미첼은 그의 앞에서 묵묵히 내려다보는 톰 ‘아이스맨’ 카잔스키의 사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목소리를 앗아간 병과 함께 고집스레 닫혀진 입매와, 어느새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와 늘어가기만 한 얼굴 속의 주름들. 너는 그럼에도 아름다웠고, 가슴을 뒤덮은 수많은 훈장 속에 묘하게 처져있던 그 눈은 마치 매버릭이 농담을 던지던 날들, 어이없는 짓을 했을 때 웃어주던 날들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피트는 톰이 웃으며 사진을 찍은 걸 알 수 있었다.

‘톰 카잔스키. 여기에 잠들다.’

“카잔스키 …”

매버릭은 그 성이 마치 주문이라도 되는 마냥 외우며 비석을 매만졌다.

“카잔스키 … 카잔스키 …”

카잔스키가 아닌데.

약속했는데.

언젠간 수많은 동료들과 가족들의 축복 속 당당하게 외칠거라고.

“톰 미첼-카잔스키.”

“피트 미첼-카잔스키.”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우리는 가족이라고.

우리는 연인이었다고, 우리는 이제 뗄레야 뗄 수 없고, 섣불리 헤어지지도 못하는 사이라고.

우리는, 부부라고.

그렇게 외치고 싶었는데.

“카잔스키.”

비석에는 카잔스키 하나만 남았을 뿐이었다.

“카잔스키.”

미첼이라는 성은 영원히 가지지 못하고.















매브아이스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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